연합뉴스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포탄 수십만 발을 이송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이 비밀 합의에 따라 미국에 포탄을 이전하고 있고, 미국은 이를 차례로 우크라이나에 보내도록 준비했다"며 "이로써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집속탄 공급 여부에 대한 어려운 결정을 미룰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집속탄 지원을 요구해왔고 일부 의원들과 군당국자들도 동의했지만 국제 사회의 비난을 의식한 백악관과 국무부에서 반대해왔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속에 여러 개의 소형폭탄이 들어 있는 폭탄으로, 말 그대로 대량 살상 무기로 분류된다.
이번 WSJ 기사와 관련된 취재에 백악관과 한국 정부 모두 언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미 국방부가 어떤 방식으로 포탄을 이송 중인지, 이송이 언제 완료되는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으나, 한국 정부와 포탄 구매를 두고 협의해왔다는 점은 인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WSJ은 지난해 11월에도 한미 간 비밀 무기 합의를 통해 한국이 우크라이나군에게 갈 포탄을 미국에 팔기로 했다고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연합뉴스 당시 한국 국방부는 미국이 최종 사용자라는 조건을 달아 아직 협의중이라며,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미 국방부 문건 유출 사건 당시 한 문건에도 "한국이 155㎜ 포탄을 폴란드를 우회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어 논란이 됐다.
당시 문건 내용을 종합하면, 미 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원 목적으로 한국측에 155㎜ 포탄 물량을 할당해 지원을 요청했고, 우리측은 이를 거절하기 어려워 폴란드로 우회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에 대해 우리 국방부는 "한미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자유 수호를 위한 지원 방안에 대해 협의해오고 있다"고만 답했다.
WSJ는 "한국의 이번 포탄 이송 조치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으로 돌파구가 마련됐고, 윤 대통령은 당시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야 한다고 말하는 등 살상 무기 지원을 시사한 바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