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피해 부천시의원 "입맞추고 껴안고…내가 동료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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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상태로 성추행 반복…같은 의원으로 보긴하나
진정성 있는 사과 대신 무작정 전화해 무마시도
탈당은 끝 아니다…시의회서도 윤리위 진행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초은 (부천시 의회 시의원)
 
술자리에서 벌어진 성희롱. 일반 회사의 회식 자리에서 벌어진 일이어도 문제인데 이번에는 정치인들의 회식 자리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경기도 부천시의회의 시의원들이 지방 연수를 가서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였는데요. 한 남성 시의원이 여성 시의원들과 직원들을 성추행한 겁니다. 경찰에 신고를 했고요. 경찰이 해당 식당의 CCTV를 확보하면서 그 당시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지금부터 당시 영상을 좀 보시죠. 식당이에요. 일행이 쭉 앉아있는데 이 동그라미로 강조된 화면 속의 남성. 여성 직원과 시의원들 뒤에서 끌어안고 흔들기도 합니다. 싫다고 의사표시를 하는데도 계속해서 강하게 행동을 합니다. 화면 속의 여성은 지금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죠. 잠시 후에 저희가 인터뷰할 분입니다. 이 장면 외에도 한 여성 의원 뒤에서 끌어안고 입을 맞추거나, 한 남성 의원 뒤에서 끌어안고 입을 맞추는 장면도 CCTV에 담겼습니다. 지금부터 이 피해를 당한 여성 시의원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볼 텐데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박성호 시의원은 "저 행위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성 의원이 먼저 반말을 했다" 이런 이야기들을 지금 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 부천시의회 최초은 시의원과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최초은 시의원님 나와 계십니까?
 
◆ 최초은>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우선 사건이 벌어진 게 이게 언제쯤인가요?
 
◆ 최초은> 5월 10일입니다. 5월 10일 저녁 시간이고요. 2박 3일 연수 중 둘째 날이었습니다.
 
◇ 김현정> 전남 순천의 식당으로 시의회 전체가 단체 연수를 가서 일정 다 끝내고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
 
◆ 최초은>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박성호 시의원은 지금 화면에 보이듯이 왜 저렇게 뒤에서 감싸고 입을 맞추기 시작한 거죠? 도대체 무슨 상황이 벌어진 겁니까?
 
◆ 최초은> 사실 그 자리는 이틀째 연수가 다 일정이 마치고 만찬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분위기가 편안한 분위기였고 식사를 하실 분들은 식사를 하시고 술을 드실 분들은 과하지 않게 술을 드시는 그런 자리였고요. 식사를 다 하신 분들은 나가서 카페에서 티타임을 가지는 그런 자리였고요. 저는 남아서 직원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식사를 하는 도중에 갑자기 박성호 의원이 뒤로 오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뒤로 오는 그걸 인기척을 느끼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뒤에서 어깨를 잡고 뒤에서 끌어안는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게 도대체 무슨 맥락 속에서 이렇게 된 건지조차도 인지 못 하는 상황에서 뒤에서 덥썩 안은 거예요?
 
◆ 최초은> 그렇죠. 그렇습니다. 저도 그래서 굉장히 당황스럽고 그분이 술을 조금 드시는 거를 나중에 목격을 해서 약간 주시를 하던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최 의원님 말고 지금 다른 분들한테도 저런 유사한 행동, 어떤 분한테는 입까지 맞추는 행동을 하는데 그래도 처음에는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나 봐요. 보니까 좀 같이 건배도 하고 그래도 좀 넘어가려는 분위기처럼 보이는데요.
 
◆ 최초은> 아무래도 자리가 다 같이 식사 자리였고 거기서 다들 애써 분위기를 좀 정리를 하면서 마무리를 지으려고 했던 거 같습니다.
 
◇ 김현정> 빨리 마무리를 지으려고. 그러다가 갑자기 분위기가 격해진 결정적인 계기는요?
 
◆ 최초은> 그분이 갑자기 술이 좀 취해서 많이 마신 것 같다. 그런 느낌을 받아서 저도 그 자리를 마무리 하려고 나오려던 차였고요. 식사 자리를 마무리를 해보자라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갑자기 뒤로 왔고.. 저는 그런 일을 당했고, 굉장히 당황스럽고 수치스러워서 이 자리를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될지도 우왕좌왕하던 상황이었어요.
 
◇ 김현정> 그럼 저 상황에서 바로 항의하지는 않으셨어요?
 
◆ 최초은> 바로 항의했습니다. 1차적인 어깨를 잡았을 때는 하지 말아달라고 분명히 얘기를 했고 저는 그 자리에서 술을 별로 마시지 않았던 상태여서 확실한 의사표현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던 분한테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의사 전달을 했고요. 그랬더니 그 옆에 있던 분도 하지 말라고 막는 제스처를 취해주셨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그런 행동을 하니까 너무 더 당황스럽고 이 사람이 정말 나를 어떻게 생각하길래 이렇게 행동을 하는지… 많이 힘들었습니다.
 
◇ 김현정> 도대체 지금 나를 동료 의원으로 대하는 것인가조차 알 수가 없는 황당한 상황.
 
◆ 최초은> 네, 사실 지금 떠올려도 조금 마음이 힘들고 불편합니다.
 
◇ 김현정> 그렇죠.
 
◆ 최초은> 저도 술을 만약에 이렇게 많이 마셨다면 이런 것도 인지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에 아찔하고 제가 이 사실을 묵인하면 다른 직원들의, 다른 사람들의 피해를 더 겪을 거라는 생각에… 좀 떠올리기 힘들었지만 그 상황에서는 많이 당황스럽고 이 사람이 나를 동료 의원으로 생각하기는 하나, 나한테까지 이러면 다른 분들한테 어떻게 대할까라는 수치심이 더 컸고요. 그 자리를 떠나기 직전에 제가 버둥거리던 모습을 그 자리에서 상상을 해보니 너무나 수치스럽고 당황스럽고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되는 거지, 이런 일이 왜 생겨야 하는 거지,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그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했습니다. 그 자리를 떠나면 어떻게 지금도 솔직히 너무 힘든데 자리에서 일어나서 하지 말아달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 의사표현이 통하지 않았던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사실…너무 힘드네요. 지금도.
 
◇ 김현정> 다시 떠올리는 자체가 너무 힘드신 거고 동료 시의원이 나한테도 이러면 다른 직원들한테 도대체 어떻게 할까 이 생각을 하면 더 화가 나시고 그렇다는 말씀으로 들려요.
 
◆ 최초은> 네.
 
◇ 김현정> 그 문제 행동을 한 박성호 시의원 측 입장은 이렇더군요. 당시 만취 상태라서 기억이 안 난다. 전체적으로 모인 자리인데 어떻게 부적절한 발언과 신체 접촉을 하겠냐. 만약 내가 잘못된 부분이 확인되면 사과와 함께 법적 처벌을 합당히 받겠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가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거기에 대해서도 대응을 하겠다. 이런 취지의 발언을 했어요.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최초은> 저는 우선 만취해서 했던 행동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드릴 생각이 없습니다. 저희는 공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어느 자리나 조심을 해야 되는 거는 당연한 거고 술은 본인이 조절하면서 마실 수 있는 건데 어떻게 만취 상태여서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행동을 해도 괜찮다는 건가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그런 행동을 해도 괜찮다라는 말로 들렸다. 직접 사과는 받으셨습니까?
 
◆ 최초은> 금요일날 윤리위에 제소를 하고 나서 일요일날 저녁부터 월요일까지 전화가 수차례 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 이런 상태에서 전화를 받기도 너무 힘들고 그 당시가 너무 떠올라서 수치스러운 마음도 들고 그래서 전화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전화가 끊임없이 오는데 한 번 올 때마다 네 통, 다섯 통씩 왔는데, 그때 점점 드는 생각이 이분은 과연 나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전화를 하는 것일까. 그리고 전화를 받지 않는다면 충분히 문자나 다른 SNS를 통해서 사과의 이야기를 해도 되는데 전혀 그런 것도 없었고요. 오히려 제 주변인들에게 전화를 하면서 제가 전화를 받지 않아서 사과를 하지 못했다, 전달을 해줬으면 좋겠다,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문자 한 통도 남긴 게 없어요?
 
◆ 최초은> 네, 문자 한 통도 없었습니다. 그냥 이 일을 전화 한 통으로 무마하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 김현정> 전화해서 사과하려고 노력했다는 걸 남기려는 게 아닌가, 이분이 이런 생각. 만취라 기억이 안 난다. 그 이야기 딱 들었을 때 어떠셨어요?
 
◆ 최초은> 그렇게 말씀을 하실 줄은 알았습니다. 어느 정도 술을 마셨다는 건 인지를 했으니까요. 그렇지만 본인이 이 상황을 알았을 때 정말 진정성 있게 사과를 하는지 안 하는지에 대한 행동을 좀 더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우선 저는 그런 느낌은 못 받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좀 더 화가 났습니다.
 
◇ 김현정> 박 의원 측에서는 의도가 있는 정치적 공격 아니냐, 이런 주장도 했다고 해요. 이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최초은> 정말 너무 어이가 없었고요. 헛웃음도 나왔고요. 사과의 마음이 있었다면 끊임없이 사과를 했을 텐데 그런 마음이 없으니까 정치적인 공격이라는 생각을 하시지 않았을까요? 저는 정말 오랜 고민 끝에 동료 의원으로서 어떻게 풀어나가야 될지 정말 오랫동안 고민을 하면서 신고를 하고 윤리위에 제소를 했는데, 의도가 있는 정치적인 공격이라는 답변을 들었을 때 더 화가 나고 더 어이가 없고 실소가 나오더라고요.
 
◇ 김현정> 실소가 나왔다.. 지금 영상이 공개된 저 날, 저희가 보여드린 저 날 외에도 그 전날의 사건이 하나 더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일명 부침개 사건, 이건 뭔가요?
 
◆ 최초은> 그런 일이 있었다고 저도 전달 들었습니다. 같은 동료 의원님이시고요. 같은 당의 의원님이시기 때문에.
 
◇ 김현정> 피해를 당한 동료 여성한테 직접 전해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어떤 일이 벌어진 건가요?
 
◆ 최초은> 그날은 상임위별로 앉아 있었던 자리입니다. 서로 마주보고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박 의원이) 음식을 던지는 행위를 했고, (상대 의원) 가슴 쪽에 붙은 그 음식을 보면서.
 
◇ 김현정> 부침개.
 
◆ 최초은> "그게 왜 거기에 붙냐. 내가 떼어줄까" 그런 조롱하는 듯한 말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그 여성 의원은 어떻게 하셨다고 합니까?
 
◆ 최초은> 그 의원님은 너무 당황스럽고 그런 말을 들었던 게 치욕스럽고 모욕스러워서 다음 날 의장에게 바로 보고를 했다고 했습니다. 이런 일이 있었으니 조치를 취해 달라. 그래서 의장님께서는 알았다, 내가 조치를 취하겠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그렇게 말씀을 하셨고요. 그 말씀을 하시면서도 피해 의원님은 박성호 의원에게 사과해 달라, 계속 요구를 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내가 왜?"라는 듯한 답변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박성호 시의원이 소속돼 있던 민주당에서는 윤리 감찰을 지시했습니다. 그러자 박 의원이 탈당을 했는데 시의회 측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 최초은> 탈당이 끝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이것은 한 의원으로서 저희는 많은 분들이 뽑아주신 선출직이기 때문에 시의회 측에서는 진행을 하려던 윤리위를 정확하게 진행이 되었으면 좋겠고요. 그에 따른 결과가 적절치 못하다면 전 그거에 대해서도 어떻게 추후에 대응을 할지 좀 더 고민을 해봐야 되는 상황이 왔습니다.
 
◇ 김현정> 이분은 그러면 조사를 받는 동안 경찰에서 어떤 법적인, 경찰에서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재판이 끝나고 할 때까지는 시의원직을 계속 유지하는 건가요?
 
◆ 최초은> 저는 그렇게 들었는데 사실 그것도 그게 맞는지 좀 의문입니다. 과연 이분이 의원직을 유지할 만큼 시민들의 대변인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동료 정치인을 상대로 이런 성 비위 행위가 벌어졌다는 게 좀 믿기지가 않고 이런 수준이라는 게 국민들, 시민들 입장에서는 참 화가 납니다. 오늘 어려운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후속 소식이 있다면 저희에게 또 알려주실 것을 부탁드리겠습니다.
 
◆ 최초은> 알겠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최초은> 네.
 
◇ 김현정> 어제 화제가 됐던 그 CCTV 속에 성추행 피해 의원 부천시의회 소속 최초은 의원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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