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7일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의 분신 사망 사건 관련 보도 내용에 대해 "동료의 죽음을 투쟁의 동력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자신의 동료가 시너를 몸에 뿌리고 불을 붙이던 현장에 있던 건설노조 간부가 이를 말리지 않고 한참 동안 바라만 봤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 인간의 안타까운 죽음에 놀랐던 많은 사람들에게도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며 "사실이라면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다. 진실이 밝혀지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선 이날 조선일보는 지난 1일 발생한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 양 모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동안 다른 간부 한 명이 불을 끄거나 도움을 구하는 대신 몸을 돌린 채 휴대전화를 조작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15일 강원 강릉시청 앞에서 '양회동 열사 정신계승 강릉시대책위' 관계자들이 최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앞두고 건설노조 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며 분신해 숨진 전국건설노동조합 간부 고(故) 양회동 씨를 살려내라며 원희룡 국토부 장관 강릉 방문에 맞춰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에 대해 건설노조는 성명을 통해 "사건을 고의로 조작하고자 시도하고, 악의적 보도로 여론을 선동해 유가족과 목격자에게 2차 가해를 가한 매체에 대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법적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노조에 대한 혐오를 불러일으키고 유가족에게 2차 가해를 하는 매우 악의적인 기사"라며 원 장관에 대해서는 "부디 사람이 먼저 되시라"라고 비난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분신을 방조했다는 조선일보의 보도에 대해 강릉경찰서 관계자는 취재나 연락조차 없이 기자가 알아서 쓴 기사라고 일축했다"며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원 장관은 고인의 영정 앞에 용서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