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검찰이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에 연루된 부동산 개발 시행사 대표의 수백억대 횡령·배임 혐의를 잡고 강제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17일 백현동 개발비리 사건과 관련해 부동산 개발 시행사 대표 정모씨에 대해 시행사 자금 횡령·배임 혐의로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은 정씨의 주거지 및 관계사 사무실 등 10여 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회계 장부와 사업 관련 자료 등을 확보 중이다.
백현동 개발 사업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 성남시장 재임 시절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따라 백현동에 있던 한국식품연구원이 지방으로 옮겨가면서 남은 부지를 아파트로 조성한 사업이다.
정씨가 운영하는 시행사는 백현동 개발 사업으로 3천억원대 분양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백현동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를 통해 성남시에 백현동 개발부지 용도변경이나 임대주택 비율 축소 같은 인허가를 청탁한 의혹을 받는다.
개발 과정에서 성남시가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를 4단계 상향해 주는 특혜를 줬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인허가 문제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던 정씨가 이 대표의 측근인 김 전 대표를 영입한 직후 용도 변경이 한 번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 연합뉴스검찰이 파악한 정씨의 횡령·배임 규모는 수백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백현동 개발 이익 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정씨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씨가 공사비용을 허위로 부풀리는 등의 방법으로 시행사에 들어온 배당이익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정황을 잡고 자료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전 대표는 정씨에게 인허가 청탁 등 대가로 현금 77억원과 5억원 상당의 공사현장 식당, 이른바 '함바식당' 사업권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 등)로 지난 2일 구속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