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SG증권 발 폭락으로 빚어진 주가조작 사태…향후 핵심은?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주가조작 사건 일파만파…사건 개요 총정리
3년여 장기간에 걸쳐 다단계 방식으로 주가조작 범행 저질러
라덕연-김익래 사이 진실게임 주목
투자자들 라덕연 고소…공범인가 피해자인가
라덕연 구속 등 속도내는 검찰 수사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투자컨설팅업체 H사 라덕연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투자컨설팅업체 H사 라덕연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SG증권 발 주가폭락 사태로 촉발된 주가조작 의혹이 일파만파다. 다단계 수법을 통한 일종의 폰지사기로,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는 투자자들을 모집해 8개 종목의 주가를 3년여에 걸쳐 천천히 끌어올리는 식으로 주가조작 범죄를 저지른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12일 라 대표를 구속하고 관련인들을 체포해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사태를 정리하고 향후 주목해야 할 문제들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어떻게 주가조작 범행 저질렀나?

지난달 24일 8개 종목(삼천리·서울가스·대성홀딩스·세방·다올투자증권·하림지주·다우데이타·선광)은 장 개장 직후 일제히 하한가를 쳤다. 폭락은 계속돼, 일주일간 증발한 8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8조원에 달했다. 8개 종목 모두 외국계 증권사인 SG증권 창구를 통해 대량 매도 물량이 나왔다.

이후 시장에서는 이번 대거 폭락 사태에 라 대표가 운영하는 H투자자문사가 개입됐다는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H사를 통한 투자자들 중에는 가수 임창정, 박혜경 씨 등 연예인을 비롯해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장모 위원, 이중명 아난티그룹 전 회장 등 유력 인사들도 포함됐다. 일부 투자자의 증언에 따르면, H사는 유명인들을 위주로 투자자를 모집한 뒤 다단계 방식으로 새로운 투자자를 소개할 경우 수수료를 지급하기도 했다.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 관련 투자자 모집책으로 지목된 안모씨가 1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 관련 투자자 모집책으로 지목된 안모씨가 1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금융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투자자 개인 명의의 휴대전화와 개인정보를 넘겨받아 주식을 거래했다. 종목들도 유통량이 적어 주목도가 낮은 것으로 골랐던 것으로 보인다.  

H사는 또 투자자 명의의 증권사 계좌를 통해 차액결제거래(CFD)를 이용했다. CFD란 현물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초자산의 진입가격과 청산가격 간 차액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다.

CFD는 레버리지(차입)를 일으켜 거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 인기를 끌었다. 1주에 10만원짜리 주식의 증거금률을 50%로 가정하면, 일반 주주들은 이 주식 1주를 10만원에 사야하지만 CFD로는 증거금 5만원으로 1주에 대한 권리를 얻는다. 만약 주식이 12만원으로 오를 경우 일반 주주는 10만원을 투자해 2만원의 수익을 얻게 된다. 하지만 CFD의 경우 5만원으로 2만원의 수익을 얻은 셈이다. 수익률 측면에서 큰 차이가 난다.

증거금률은 증권사들이 종목별로 40~100% 수준에서 설정할 수 있어 최대 2.5배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따라서 주가가 오르면 수익률도 커진다.

하지만 정해진 증거금률을 유지하지 못하면 반대매매를 통해 강제 청산된다. 이번 주가폭락은 특정한 계기로 해당 종목의 주가가 하락해 증거금이 부족하게 되자 증권사들이 반대매매에 나서면서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

라덕연 대표와 김익래 대표 사이 '진실게임'

SG(소시에테제네랄) 증권발 폭락 사태 연루 의혹으로 최근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서울 H투자컨설팅업체 사무실이 2일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SG(소시에테제네랄) 증권발 폭락 사태 연루 의혹으로 최근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서울 H투자컨설팅업체 사무실이 2일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주가조작 의혹의 중심에 있는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는 주가 조작 혐의를 부인하며 저평가된 우량주에 투자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상적인 투자였다는 것이다.

그는 "오르기만 하던 8개 종목이 갑자기 하한가로 돌아서게 한 배후세력이 있다"며 "이번 하락으로 인해서 수익이 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범인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라 대표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을 겨냥했다.

김익래 회장은 주가 하락 이틀 전인 지난달 20일 다우데이타 주식 605억원어치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했다. 시장에서는 김 회장이 폭락과 관련한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매각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라 대표도 이같은 점을 지적하며 김 회장이 특정 세력과 공모해 주가를 떨어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라 대표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하지만 논란이 일자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회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주식 매각이 합법적인 것이었다는 주장은 굽히지 않았다. 김 회장은 주식매각 대금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투자자들은 공범인가 피해자인가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 관련 투자자 모집책으로 지목된 변모씨가 1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 관련 투자자 모집책으로 지목된 변모씨가 1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투자자들은 '거액의 손실'을 본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사기죄로 라 대표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자신들이 휴대전화와 개인정보를 맡긴 후 거래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통정거래 등의 개념조차 확실히 알지 못한 투자자가 대부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선 '피해 여부'는 피해자인지 여부를 가리는데 유일한 기준은 아니다. 만일 H업체의 투자방식이 불법에 가깝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았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사람에게 이런 투자를 권유했을 경우 사실상 다단계 사기에 해당할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레버리지를 일으켜 범행 규모가 커졌다는 점, 아주 장기간에 걸쳐서 주가조작을 실행했다는 점 등 보통의 주가조작 사건과는 다른 치밀함을 갖고 있다. 그만큼 피해자와 가해자를 가려내는 과정도 복잡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덕연 구속 및 주변인 수사에도 속도…수사의 핵심은

서울남부지검이 라덕연 일당 중 한명인 전직 프로골퍼 안모(33) 씨가 보유했던 롤스로이스 차량을 압수했다. 사진은 안씨의 롤스로이스 차량. 연합뉴스서울남부지검이 라덕연 일당 중 한명인 전직 프로골퍼 안모(33) 씨가 보유했던 롤스로이스 차량을 압수했다. 사진은 안씨의 롤스로이스 차량. 연합뉴스
현재 서울남부지방검찰청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은 라 대표와 H사의 통정매매 혐의를 조사 중이다. 또 H사는 골프장과 헬스장 등 업체를 운영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수수료 명목의 결제를 유도해 돈세탁을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지난 12일 라 대표를 구속했다. 최측근들에 대한 구속영장도 신청했다. 같은 날 라 씨를 주변 의사들에게 소개하며 투자자 모집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병원장 주 씨의 자택과 병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사건 조사는 물론 제도 보완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 여야 의원들의 비판에 CFD 계좌 3400개를 전수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이번에 문제가 된 개인전문투자자 제도의 자격 요건 강화 등에도 나서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가 CFD 관련 규정을 지켰는지 외에도 내부 임직원의 연루 여부까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익래 회장의 연루 의혹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이번 주가조작 사태와 관련해서는 △8개 종목이 오르는 동안 주가조작이 있었는지 △8개 종목이 폭락할 당시 내부정보를 이용한 매도가 있었느냐 등 여부에 중점을 두고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