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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배구의 도구가 되겠다" 대한항공 亞 쿼터 에스페호의 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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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필리핀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마크 에스페호. 한국배구연맹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필리핀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마크 에스페호. 한국배구연맹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필리핀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마크 에스페호(26·191cm)가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에스페호는 27일 제주 썬호텔에서 열린 2023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아시아 쿼터 드래프트에서 대한항공의 3순위 지명을 받았다. 지난 25일과 26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두 차례 연습 경기를 통해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의 눈도장을 찍고 V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앞서 행운의 1순위 지명권을 잡은 삼성화재는 몽골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에디(24·198cm)를 지명했다. 한국전력은 2순위로 일본 출신 리베로 이가 료헤이(29·171cm)를 선택했다.

1순위 유력 후보였던 몽골 출신 미들 블로커 바야르사이한(25·197cm)의 이름이 호명되지 않은 가운데 대한항공이 3순위 지명권을 획득했는데 틸리카이넨 감독의 선택은 에스페호였다. 바야르사이한은 에스페호 다음인 4순위로 OK금융그룹의 지명을 받았다.

본인도 예상치 못한 지명이었다. 에스페호는 "대한항공은 디펜딩 챔피언이라 사실 기대를 하지 않았다. 리베로를 뽑을 줄 알았다"면서 "너무 긴장됐는데 뽑아주셔서 영광스럽다.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대한항공 로고에 새겨진 별을 바라보며 "무겁게 느껴지지만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한다. 나는 항상 준비돼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한항공은 최근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해 로고에 별이 세 개 그려져 있다.

이번 트라이아웃에 지원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도전을 좋아한다. 해외 경험을 통해 배우고 싶었고 압박 속에서 운동을 하고 싶었다"면서 "에이전트의 권유를 받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지원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필리핀 배구의 도구가 되고 싶다. 필리핀에도 배구를 잘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지석(28), 곽승석(35) 등과 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한다. 이에 에스페호는 "나도 국가대표 선수다. 그 선수들과 서로 돕고 경쟁해야 한다"면서 "팀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지석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에스페호는 "23세 대표팀에 소집됐을 때 미얀마에서 정지석과 만난 적이 있다"면서 "그때는 상대 편이었는데 이제 한 팀에서 같이 뛰게 됐다. 매우 흥분되고 기쁘다"고 말했다.

앞서 여자부 드래프트에서도 필리핀 출신 선수가 지명을 받았다. 다음 시즌부터 페퍼저축은행에서 뛸 미들 블로커 엠제이 필립스(28·182cm)가 그 주인공이다. 에스페호에게 필립스에 대해 묻자 "누군지는 알지만 친분은 없다. 그런데 이번 계기로 친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는 농구다. 에스페호는 "농구가 가장 인기가 많고, 두 번째는 여자 배구다"라고 소개했다. 그 역시 어릴 적 농구를 먼저 접했는데 왼손을 다쳐 배구로 전향했다.

남자 배구의 인기가 다소 떨어지지만 에스페호에겐 확고한 목표가 있다. 그는 "필리핀 남자 배구의 아이콘이 되겠다. 배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야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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