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치평동 우체국보험광주회관. 박성은 기자최근 광주 도심의 한 건물 옥상에서 30대 여성이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행법은 건물 옥상에 비상문 자동개폐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일부 건물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26일 오후 우체국보험과 같은 공공기관을 비롯해 수십 개의 업체가 입주해 있는 광주 서구 치평동 우체국보험광주회관.
현재는 옥상 출입이 제한돼 있지만 지난 25일까지만 개방돼 있어, 누구나 옥상에 올라갈 수 있었다.
실제로 25일 오전 이 건물로 들어간 30대 여성 A씨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가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
우체국보험회관 관계자는 "(숨진 A씨는) 건물과 관계없는 사람으로 확인됐다"며 "옥상은 쉼터 공간이 있고 평상시에는 늘 개방돼 있다. 자동개폐장치가 설치됐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옥상에서 극단적 선택 등의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현행법은 다중이용 건축물과 연면적 1천㎡ 이상인 공동주택에 비상문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상문 자동개폐장치는 평소에는 잠금상태로 있다가 화재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잠금이 해제되는 장치다.
건축법 시행령. 국가법령정보센터 캡처지난 2021년 1월 8일 건축법 시행령 제40조 3항에 일부 조건에 해당하는 건물은 비상문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해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됐고, 2021년 4월 8일 이후로 건축허가를 신청하거나, 건축신고 혹은 용도 변경 신고가 있는 건물에 적용돼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A씨가 숨진 이 건물도 지상 16층 이상 높이로 다중이용 건축물에 해당하지만, 법이 개정되기 전인 2009년 건물이 지어져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하지 않아도 됐다.
실제로 2021년 7월 7일 서구청 건축과에 이 건물 주소로 건축신고가 있었지만, 본 건물이 아닌 부속 건물에 대한 내용이어서 자동개폐장치 적용에 대해 검토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각지대에 방치되게 된 셈이다.
광주 서구청 관계자는 "해당 조항이 적용되는 2021년 이후 용도변경 신고를 하는 경우조차도 일부 층에 대해서만 신고가 이뤄지기 때문에 옥상에 자동개폐장치가 설치됐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라며 "광주 서구 치평동 상무지구 일대에 고층 건물에 대해 자동개폐장치가 설치 여부에 대해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주 서구 치평동 인근 고층 건물에 설치된 비상문자동개폐장치. 박성은 기자인근에 있는 비슷한 높이의 건물 중 일부는 마찬가지로 법 개정 전에 지어져 자동개폐장치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지만, 자체적으로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해 좋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
김용철 호남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자동개폐장치가 설치돼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지만 있어도 관리가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평상시에는 잠겨 있다가 화재 발생 시에는 개방이 될 수 있도록 일정 규모 이상의 시설에는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추락 위험이 높은 옥상에 한해 개폐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추가적인 안전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