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경신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6원 오른 1334.8원에 마감했다. 연합뉴스24일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6.6원 오른 1334.8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1일 세웠던 연고점(1328.2원)을 경신했다. 전세계적으로 달러가 약세임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1330원 안팎을 오르내리며 불안한 모습이다.
이날 환율은 4.3원 오른 1332.5원에 개장한 뒤 강보합권 흐름을 보였다. 점심 이후 상승 폭을 키워 장 중 한때 1337.1원까지 오르면서 지난 20일(1332.3원) 이후 불과 2거래일만에 장중 기준 연고점도 갈아치웠다.
달러인덱스가 101포인트대에서 큰 폭의 등락 없이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원화의 변동폭은 상대적으로 큰 상황이다.
환율은 미국 긴축 기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이날 장중 우에다 가즈오 신임 일본은행(BOJ) 총재가 당분간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엔화가 추가 약세를 보인 영향도 작용했다.
수출 부진과 무역 적자 지속에 지정학적 우려와 외국인 배당 송금 수요까지 더해져 약세 현상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이달 20일까지 무역수지는 41억3900만달러(약 5조5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의 55.6%에 해당한다.
특히 한국은 기대와 달리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경제활동량 지표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지만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3월에만 전년 대비 30%대 감소세를 보이며 6개월째 대중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중이다.
한미 기준금리 차도 조만간 더 벌어져 시장 불안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5월 2~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한미 기준금리 차는 1.75%포인트까지 벌어진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주말간 달러는 경제지표 호조에도 연준과 ECB 통화긴축 격차 축소 기대에 하락했으나 원화, 위안화, 싱가포르 달러 등 주요 아시아 통화는 연준 추가 인상 우려를 반영해 약세를 보였다"며 "더욱이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 때문에 주식시장 투심이 위축되며 위험통화에 비우호적인 분위기도 연장될 소지가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