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하는 KC-330 시그너스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공군 제공무력충돌이 벌어진 수단에서 약 30명의 우리 교민을 무사히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한 군 자산들이 속속 준비되고 있다. 남은 것은 지상에서 이들을 배나 비행기가 있는 지점으로 호송하는 일이다.
2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 공군 KC-330 '시그너스'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는 전날 저녁 김해국제공항을 이륙, 24일 오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아지즈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교민들을 데려오기 위해 지부티를 향해 출발하는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 국방부 제공
수단은 홍해를 끼고 사우디아라비아를 마주보고 있다. 먼저 출발한 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는 아덴만 근처의 지부티에 있는 르모니에 미군기지에 도착했는데, 상황을 보아 수단 현지로 날아가 교민들을 태우고 제다로 향할 수 있다. 제다에서부터는 보다 시설과 여건이 나은 시그너스 수송기를 활용해 한국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다만 수단 수도 하르툼에 있는 공항 근처에서도 현재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다행히 방법이 더 있는데 육로를 통해 수단 동부 포트수단 등의 항구로 간 뒤에, 아덴만과 홍해를 거쳐 현지로 갈 수 있는 청해부대 충무공 이순신함에 탑승하거나 여기에서 허큘리스 수송기에 탑승하는 것이다.
충무공 이순신함. 연합뉴스충무공 이순신함은 우리가 독자 건조한 KDX-Ⅱ 구축함으로, 함포와 해성-2 함대지 순항미사일, SM-2 스탠다드 미사일 등을 갖추고 있어 대함·대지·대공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아덴만 일대는 해적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다국적 해군 연합부대(CMF)까지 있어 교민들을 지키는 데는 충분하다.
다만 하르툼에서 포트수단까지는 직선거리로만 650km 정도 떨어져 있어 비행기와 육로 모두 이동이 쉽지는 않다. 정부와 군도 이 점에 주목해 현지 상황을 보아 가며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지만, 작전보안 문제로 언론에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 점은 2021년 아프간 기여자들을 데려온 '미라클' 작전과도 비슷하며 외교부는 당시 출입기자단에 보도 유예(엠바고)를 요청한 바 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현장을 지휘해야 한다는 이유로 아예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길에 동승하지 못했다.
국방부 전하규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청해부대 급파는 우리 국민 보호를 위해서 다양한 모든 옵션을 고려한 상황임을 이미 설명드린 바 있다"며 "수단 내 우리 국민들의 안전한 후송을 위한 우리 군의 활동에 대해서 지금(은) 구체적으로 설명드리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어쨌든 제다에 무사히 도착하게 되면 교민들은 KC-330 시그너스 수송기를 활용해 비교적 쾌적한 환경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며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을 전망이다. 힘든 작전을 성공시킨 정비사·경호요원·의무요원 등 50여명도 마찬가지다. 시그너스는 애시당초 에어버스 A330 여객기의 파생형이기 때문에, 내부는 여객기와 별로 차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