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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 두 번 울리는 경매…'중단' 요구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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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전세사기 피해자 잇따라 극단적 선택
살던 집 경매 낙찰되면 보증금 못 찾아
피해자들 "경매 중지돼야"
유승민 "피해자 우선매수권 보장해야"
국토부 피해지원 위한 긴급회의

17일 오전 전세사기 피해 사망자 A씨가 거주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아파트 현관문 앞에 추모 조화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17일 오전 전세사기 피해 사망자 A씨가 거주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아파트 현관문 앞에 추모 조화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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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가장 먼저, 그리고 절실하게 요구하는 구제 대책은 경매 절차 중단이다. 살던 집이 경매에 부쳐져 넘어가면 보증금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고 거리에 나앉아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엔 한국자산관리공사도 피해 주택의 경매를 지연 시키고 있지만 연기가 아닌 중단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극단적 선택을 한 31세 여성 박 모 씨는 보증금 9천만원 짜리 사기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가면서 보증금을 통째로 날릴 처지였다.

박 씨 보다 50일 앞서 생을 마감한 38세 남성은 은행 대출로 마련한 빌라가 경매로 넘어갔고
대출 상환 일이 다가오자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지난 14일 숨진 채 발견된 26살 임 모 씨는 9천만원짜리 전세금이 경매에 넘어가 5600만원을 날렸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경매가 죽음보다 무서운 것은 '건축왕'으로 불리는 사기꾼들이 빌라나 아파트를 지으면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해당 주택들이 금융기관에 선순위 근저당이 잡혔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해당 주택이 저가에 낙찰될 경우 후순위 세입자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최우선변제액만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자들은 전세보증금이 '8천만원 이하'를 살짝 넘어 최우선 변제 대상에 들지도 않아 거의 전재산을 날릴 판이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자산관리공사(캠코)는 피해주택의 경매가 진행되지 않도록 최근 경매 매각 기일 변경을 준비 중이다.

캠코 인천지역본부는 관리 중인 미추홀구 소재 주택 210건 가운데 3월에 37건, 4월에 14건 등
총 51건의 매각 기일 변경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들과 정치권에서는 경매 절차 연기가 아닌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안상미 위원장은 17일 "지금 정부 대책은 긴급주거에만 쓸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사기를 당해서 기존 대출을 갚지 못하지 않나. 기존 대출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고 그러면 무엇보다도 경매가 중지가 돼서…."라고 말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거주 주택을 경매에서 낙찰 받는 것이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런데 전세사기 물건이 경매에 나가면 여러 차례 유찰되면서 시세보다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일명 '꾼'들이 경매에 들어와 물건을 쓸어가고 정작 피해자들이 낙찰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 등이 마련 중인 추가 지원책에 경매 절차 중단이라는 피해자들의 벼랑 끝 요구가 반드시 담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간절히 원하는 경매 중단과 우선매수권 보장에 대해 정부는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면서 "국회가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에 신속히 나서야 하며, 필요하다면 피해자 구제를 위한 소급 입법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17일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긴급회의를 열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정부의 노력에도 전세사기로 안타까운 일이 연달아 발생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원재 국토 1차관에게 인천 미추홀구를 직접 찾아가 피해 현황을 알아보고, 정부가 도울 사항이 없는지 살펴볼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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