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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 유출' 잭 테세이라 일병 체포…'도감청 의혹'도 풀릴까[정다운의 뉴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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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정부 고위 공직자들도 도감청 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사건이죠.
 
최근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된 미국 기밀 문건 유출 사건 말입니다. 
 
미 연방수사국은 이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공군 일병 잭 테세이라를 전격 체포했습니다.
 
국제팀 최철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페이스북 캡처페이스북 캡처
[앵커] 잭 테세이라,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올해 21살인 테세이라는 매사추세츠주 방위군에서 사이버 전송 전문가로 근무하며 군사 통신망 관리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총기 애호가이기도 했고 여느 젊은이처럼 게임도 즐겼다고 합니다. 
 
'디스코드'라는 게임 채팅방에서 '비공개 방'을 만들어 'OG'라는 닉네임을 쓰며 리더 역할을 했다고도 해요. 이곳은 코로나19로 마땅히 오갈데없는 10대들이 많이 몰려드는 곳이었다고 하는데요.
 
테세이라는 군인으로서 자기가 알고 있는 기밀 정보 등을 이 비공개방에 타이핑해서 올리면서 자신을 과시했던 거죠.
 
급기야 기밀 문서의 사진을 대거 찍어서 올렸다가 이번에 사고가 터진 겁니다.  
 
[앵커] 테세이라의 기밀 유출 동기가 내부 고발이라기보다는 자기 과시욕이 더 컸다고 볼 수 있겠군요?
 
[기자] 워싱턴 포스트가 테세이라와 같은 채팅방에 있었던 한 10대를 인터뷰했는데요.
 
이 10대는 테세이라를 "몸이 좋고 힘이 센데다가 총도 있고 훈련도 돼 있었다", "첩보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것들을 가지고 있었다", "언론에 보도되기 전에 주요사건에 대해 예언하듯 말했다"고 묘사했습니다. 
 
또한 테세이라가 채팅방에 있는 10대들에게 글로벌 정치에 대해 가르치려고 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은근히 자랑했다고도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시욕이 테세이라에게는 덫이 됐습니다. 테세이라가 올린 사진에서 반복적으로 집안 내부가 포착됐고, FBI는 이를 근거로 신원을 특정할 수 있었던 겁니다.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13일(현지시간) 기밀 문건 유출자로 지목된 잭 테세이라(21)를 자택에서 체포해 압송하고 있다. 연합뉴스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13일(현지시간) 기밀 문건 유출자로 지목된 잭 테세이라(21)를 자택에서 체포해 압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테세이라를 잡았다고 이번 사건이 끝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 네,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 확인해야할 것이 더 많다고 봐야겠죠.
 
일단 미 수사 당국은 테세이라를 상대로 기밀 문건 유출 목적과 경위를 집중적으로 캘 것으로 보입니다.
 
공범이냐, 단독 범행이냐 여부도 중요하겠죠. 단독 범행이라면 개인의 일탈로 간주될 수 있지만 공범이 있다면 또다른 목적인 있는 조직적인 범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 초반에 유출된 문건과 온라인에 떠도는 문서가 조작됐다고 면피성 발표를 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조작이 있었는지 여부 등도 밝혀내야겠죠.

[앵커] 단순 기밀 유출이라고 해도 해당 기밀이 어떻게 만들어졌느냐, 그러니까 미국이 우방국을 상대로 도감청을 진짜로 했느냐도 중요한 포인트 아닐까요?
 
네, 어찌보면 테세이라의 과시욕, 일탈에 포커스를 맞출게 아니라 그런 기밀 문서가 어떤 방식으로, 왜 만들어졌느냐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기밀문건 유출 혐의로 주방위군 소속 군인을 체포한 사실 자체가 한미 정부가 내놓은 '문서 위조설'의 설득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는 거니까요.
 
[앵커] 어찌보면 우리나라는 이번 사건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데, 정작 당사자는 '아무렇지도 않다'라고 말하고 있는 거 같아요?
 
[기자] 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국 고위 당국자는 주미특파원들과 만나 "지금까지 한국 정부가 판단한 바에 의하면 미국이 우리에게 도감청을 했다고 확정할만한 단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악의적인 행동은 없었던 것으로 간주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악의가 없다면 도감청을 해도 무방하다는 얘기인지 혼란스러울 정도입니다. 
 
이 당국자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제가 만난 미국측 상대방은 말을 꺼내기도 전에 굉장히 곤혹스러워하고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동맹으로서 자기들이 큰 누를 범한 것 같은데 오해가 없길 바란다는 성의 있는 말도 했다"
 
[앵커] 미국이 큰 누를 범했다고 하는건 어쨌든 불법행위를 인정한 걸로 봐야하지 않나요?
 
[기자] 분명히 그렇게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한국의 고위 당국자는 "사실관계를 떠나 동맹이 훼손될 수 있는 여러 오해가 난무하고, 한미 정상회담도 곧 있는데 한국에서 왈가왈부하는 분위기가 있으니 미국은 그게 곤혹스럽다는 뜻"이라고 부연 설명까지했습니다.
 
물론 국빈방문과 한미 정상회담의 중요성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저자세 외교' 비판은 유효한 것으로 보입니다. 누가봐도 잘못은 저쪽이 했고, 그래서 따질 수 있는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하는데 이렇게 매번 '악의없는 도청' 운운하면 "도감청을 계속 해도 좋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국제팀 최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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