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오영환(35)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제 사명인 국민 곁의 소방관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오 의원은 1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은 22대 총선을 1년 앞둔 날로 고민 끝에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치 입문 제의를 받던 자리부터 '반드시 소방 현장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결심했고 마음이 변한 적이 없다"며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한 뒤 본연의 소명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정치에 대한 무너진 신뢰 회복에 작은 보탬이라도 될 수 있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10년에 가까운 현장 소방관 경험에 비춰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정치에 투지했고 많은 분들의 선택으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며 "21대 국회에서 생명과 안전을 위한 의정 활동에 많은 노력을 했고 성과도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도 "사회의 역사를 바꿔나가는 시간 동안 많은 비극과 절망도 뒤따랐다"며 21대 국회 기간 순직한 소방관 10명의 이름을 불렀다. 이어 "이태원 참사를 비롯해 수많은 화재, 붕괴, 태풍, 각종 재난현장에서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들의 얼굴이 가슴에 맺혔다"며 "부족함을 인정하고 내려놓을 용기를 낸다. 재난으로 인한 비극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정치에서 계속 제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오만함도 함께 내려놓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 말씀 고한다"며 "냉혹한 수사의 칼날이 성공한 대통령 또는 정부의 요건이 될 수 없다. 상대 정당을 극악한 부패 정당으로 만든다 한들 내년 국민이 집권 여당을 선택할 것이란 착각을 멈추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도 국민 치유와 갈등 통합에 얼마나 노력했는지 반성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백척간두에 놓인 오늘날 대한민국은 이런 분열과 갈등에서 헤어나오지 않으면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선 불출마와 관련해 지도부와 상의했는지 묻는 질문에 "(지도부엔) 선언할 거라 말씀만 드렸다"면서 "만류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확고한 결심을 말씀드려서 (지도부도) 이해하셨다"고 설명했다.
또 "그 어떤 다른 정치적 이유나 다른 상황도 연관돼 있지 않다"며 "다시 정치할 생각은 전혀 없다. 소방공무원 수험생으로 돌아가 다시 시험을 칠 것"이라고 전했다.
소방관 출신인 오 의원은 지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영입돼 경기 의정부갑에서 당선됐다. 초선 의원으로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재난안전특별위원장과 원내대변인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