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우승컵을 내주면서 흥국생명 김연경은 은퇴 대신 현역 연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 시즌 뒤 김연경은 FA로 풀려 최대어로 꼽힌다. 연합뉴스역대급 챔피언 결정전을 치른 프로배구 여자부에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됐다. '배구 여제' 김연경(35)을 비롯해 거물 자유계약선수(FA)들이 시장에 쏟아진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9일 FA 자격을 얻은 여자부 선수 20명을 공시했다. 연봉 1억원 이상인 A등급이 15명, 5000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인 B등급이 5명이다.
특히 김연경이 생애 처음으로 FA로 풀렸다. 김연경은 2005-2006시즌 데뷔했으나 4시즌을 흥국생명에서 뛴 뒤 임대 선수로 일본에 진출했다. 이후 튀르키예 무대로 옮긴 김연경은 해외 무대에서 뛸 때는 FA로 풀어달라고 호소했고, 예외 규정이 적용돼 중국 등 해외 리그에서 10년 동안 활약했다.
이후 김연경은 2020-2021시즌에 11년 만에 흥국생명에 복귀해 1시즌을 뛰었다. 중국 리그에서 1년을 더 뛴 김연경은 올 시즌 전 흥국생명에 돌아와 정규 리그 1위와 챔프전 준우승을 이끌었다.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김연경은 FA 시장 최대어다. 올 시즌 정규 리그에서 국내 선수 중 최다이자 669점을 기록했다. 공격을 전담하는 외국 선수들을 통틀어도 전체 5위의 성적이다.
특히 김연경은 공격 성공률 45.76%로 전체 1위에 올랐다. 수비에서도 리시브 효율 8위(46.80%), 디그 10위(세트당 3.713개)로 여전히 정상급 기량임을 확인했다.
당초 김연경은 올 시즌 뒤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향후 거취 여부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통합 우승을 이루지 못하면서 김연경은 아쉬움이 남았고, 한국도로공사와 챔프전 5차전에서 석패한 뒤 인터뷰에서 더 뛸 수도 있다는 뜻을 드러냈다. 과연 어느 팀이 김연경을 품을지 초미의 관심사다.
여자 프로배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흥국생명에 역대 최초 리버스 스윕 우승을 이끈 한국도로공사 박정아. 연합뉴스흥국생명을 꺾고 기적의 우승을 이뤄낸 도로공사에서 5명이 FA 시장에 나왔다. '클러치 박' 박정아와 베테랑 미들 블로커 정대영, 배유나와 공격수 문정원, 전새얀 등 모두 주전급이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구단에서 아무쪼록 모두 잡아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송이(KGC인삼공사), 황연주·황민경·김연견(이상 현대건설), 김희진·김수지(이상 IBK기업은행)도 새 FA 계약을 앞두고 있다. 정대영과 한송이는 계약에 성공하면 나란히 6회로 최다 FA 계약 기록을 세운다.
A등급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전 시즌 연봉의 200%와 보상 선수 1명을 내주거나 전 시즌 연봉 300%에 해당하는 이적료를 원 소속팀에 지급해야 한다. B등급 선수의 보상 방법은 전 시즌 연봉의 300%다.
FA 협상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22일 오후 6시까지다. FA 영입 구단은 23일 정오까지 원 소속팀에 보호 선수 명단을 제출하고, 원 소속팀은 26일 오후 6시까지 해당 선수들을 제외하고 보상 선수를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