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법원종합청사. 박진홍 기자지난해 추석 연휴 부산의 한 빌라에서 모녀가 살해당한 이른바 '부산 모녀 살인사건'의 50대 피고인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3일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부산 모녀 살인사건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50대·여)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12일 부산 부산진구 한 빌라에서 이웃 주민 B(40대·여)씨와 C(10대·여)양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사형 구형 이유에 대해 "A씨가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했고, 범행 방법도 흉기와 둔기를 사용하는 등 잔혹했으며 범행 이후 증거를 인멸하려고 사체 훼손을 시도하는 등 최소한의 도덕성을 저버리는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은 생명을 잃었고, 어린 아들은 혼자 남는 심각한 피해를 겪었는데도 피고인은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아들을 범인으로 유도하려 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재판부에 엄벌을 요구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가족으로부터 빌린 돈을 갚으라는 등 독촉을 받던 중 이웃 B씨의 시가 600만원 상당 귀금속을 노리고 범행을 결심했다.
A씨는 수년 전부터 자신이 복용하던 수면제 성분이 포함된 정신과 약을 절구로 빻아 가루로 만들어 물에 탔다.
지난해 9월 11일 밤 A씨는 이 물을 들고 B씨를 찾아가 '몸에 좋은 도라지차'라며 건네 먹인 뒤 정신을 잃게 했다.
다음날 오전 2시쯤 B씨가 의식을 회복하자 흉기로 찌르거나 목을 졸라 살해하고, 딸 C양도 둔기와 휴대전화 등으로 안면을 가격하고 호흡기를 막아 숨지게 했다.
재판과정에서 A씨는 약물을 먹인 적도, 살해한 적도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 왔다.
A씨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28일 오전 10시 부산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