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바라보는 이정현 변준형 이관희 김선형. KBL'디펜딩 챔피언' 서울 SK는 31일 오후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개최된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여유 넘치는 자세로 웃음을 담당했다.
전날 정규리그 MVP 트로피를 받은 간판 스타 김선형은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 '더글로리'의 대사를 패러디해 "나 지금 되게 신나"라는 말로 플레이오프 출사표를 던졌다.
김선형은 "SK가 어제 좋은 일도 있었고 신바람 나는 농구로 막판 9연승을 했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에서도 신나게 해보겠다"며 웃었다.
전희철 SK 감독도 자신감이 넘쳤다. "6라운드를 전승으로 잘 마쳤다"며 "기세를 몰아서 플레이오프에서도 SK만의 스피드로 리그를 잘 접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SK는 오는 4월 3일부터 6위 전주 KCC와 5전3선승제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은 SK가 낫다는 평가지만 전희철 감독은 예상 경기수를 묻는 질문에 4차전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전희철 감독은 "3차전에 끝나면 좋겠는데 SK 선수들은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를 잘 하다가도 갑자기 집중력을 잃는 선수들의 모습에 전희철 감독이 분노를 표출했던 SK의 경기 중 작전타임 장면들을 떠올리면 그 말을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맞서는 KCC의 전창진 감독은 "플레이오프의 흥행을 위해 5차전까지 끌고 가서 멋있는 승부를 펼쳐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KCC에는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라건아와 이승현이 있다. 허웅도 최근 부상에서 복귀했다. 무엇보다 전창진 감독은 6개 구단 감독 중 포스트시즌 경험이 가장 많다. 단기전은 정규리그와 분명 다르다.
전창진 감독은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와 다른 점이 있고 특별한 게 있다. 그만큼 전술과 전략도 많다. 1점 차 승부는 감독의 책임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감독의 영향력이 많이 필요한 경기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7번째 플레이오프 시즌을 맞이하는 이승현은 "플레이오프에서 만나는 상대 팀에 대해서는 서로 다 알기 때문에 정신력 싸움이라 생각한다. 기본적인 것 하나하나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입금 문제를 해결하고 극적으로 플레이오프 참가 자격을 얻은 고양 캐롯은 차분한 마음가짐으로 미디어데이에 임했다.
김승기 캐롯 감독은 "우리 구단은 가장 먼저 순위를 확정하고도 힘들게 플레이오프에 왔다"며 "어렵게 참가한 만큼 팬들이 좋아하는 농구를, 깜짝 놀랄만한 재밌는 농구를 보여드리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정규리그 5위 캐롯은 오는 4월 2일부터 4위 울산 현대모비스와 6강 시리즈를 펼친다. 정규리그 순위는 뒤처졌지만 상대 전적에서는 캐롯이 5승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캐롯의 2년 차 간판 이정현은 익살스러우면서도 자신감이 넘치는 출사표를 준비해왔다. 그는 "이것이 승기매직! 모비스, 오히려 좋다"라고 말하며 감독에 대한 신뢰, 현대모비스전에 대한 자신감을 한꺼번에 표출했다.
이에 맞서는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김승기 감독님은 단기전 경험이 많으신 분"이라며 "배우면서 도전할 생각이다. 6라운드 때 좋았던 분위기와 에너지를 선수들에게 계속 심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