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 필수?…K-뷰티, 세계 최대 미국시장 공략 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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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여전히 중국은 한국 화장품의 최대 시장이지만, 중국 내 자체 기술력 향상·소비행태 변화 등의 이유로 리오프닝 효과가 나타나도 한국 화장품이 과거와 같은 호황은 누리지 못할 전망입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업계에서는 과거부터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한류 열풍에 동반해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만, 여전히 매출 비중은 10% 안팎에 머물고 있어 확실한 경쟁력이 필요한데, 기술력 향상을 위해 정부의 규제 개혁 등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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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 종료 이후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화장품 업계에서는 과거 황금기 수준의 회복세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에 절대 의존하던 경영 환경을 탈피하기 위해 업계에서는 과거부터 미국 등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데, 실질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규제 철폐와 같은 정부의 뒷받침이 절실하다는 제언이 나오고 있다.

변해버린 중국 시장 예전같지 않은 이유는


지난 2009년부터 2018년까지는 한국 화장품의 황금기로 불린다. 코트라에 따르면, 이 기간 중국의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6233% 증가했다. 2017~2018년에는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이 일본, 프랑스를 제치고 수입액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다만, 2018년 이후 성장세가 한풀 꺾이더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현재는 중국 내 3위로 밀려난 상황이다. 현재도 국내 화장품 업계의 해외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50~60%에 달하는 수준인데, 이제는 과거처럼 호황을 기대하기 힘들어진 상태다.

가장 큰 요인은 중국 내 화장품 제조기술의 향상으로 국내 브랜드의 중저가 화장품이 더 이상 비교 우위를 갖기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가격 경쟁력으로는 중국과 맞상대를 할 수 없는 상황 속, 중국 젊은 세대에서 자국 상품을 소비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중국 내 자체 브랜드가 성장했고, 중국 내에서 자국 생산품 애용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여전히 한국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들도 존재하지만, 예전만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주요 로드샵 브랜드들은 한한령과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에서 매장을 철수하기도 했다.

프리미엄 화장품 시장의 경우 아직 중국의 기술력이 미치지 못해 리오프닝 효과가 본격화되면 어느 정도 회복은 기대할 수 있지만, 일본, 프랑스 등의 세계적 업체들과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 압도적 우위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워졌다.

한류 열풍 업고 반전 모색, 성장세지만 아직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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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캣'의 대가인 중국이 언젠가 제조 기술을 베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은 무수히 많이 제기돼 왔다. 따라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화장품 업계의 움직임은 과거부터 계속 진행형이다.

가장 무난한 공략 대상은 중국과 소비 패턴 비슷한 중화권 및 인접 동남아 국가들이지만, 대만은 시장이 작아 중국에서의 실점을 보완하기 역부족이고, 아세안 국가들은 구매력 자체가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국, 국내 업계는 세계 1위 규모인 미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전통적으로 우리나라가 상대적 열세인 색조화장품 비중이 높은 시장이다. 떠오르고 있는 중동 시장도 색조 화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다행히, K-팝과 K-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러운 피부를 강조하는 한국 화장 방식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기초 화장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이에 발맞춰 LG생활건강은 '숨'의 모델로 수지를 내세우고,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의 모델을 블랙핑크 로제로 교체한 데 이어, 배우 틸다 스윈튼을 추가로 기용했다.

여기에 미국 현지 브랜드 인수, 온라인 채널 다각화 등으로 보폭을 넓힌 결과 미국 시장에서 한국 뷰티 상품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3위에 올랐고, 미국 매출도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83%, LG생활건강이 23.3% 상승하는 등 성장세다. 다만, 여전히 이들 업체의 해외 매출에서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10% 안팎에 그치고 있다.

자구책으로는 한계, 전문가 "불필요한 규제 철폐 필요"


여기에 한류의 인기가 무한정 이어질 것이라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에 안착을 위해서는 경쟁력을 갖춘 상품이 꾸준히 출시되는 환경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열세인 색조 부문에서는 트렌드에 맞춘 아이템을 지속 개발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고, 전반적으로 유럽·일본 등 세계적 업체와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김주덕 교수는 "업계에서는 지역적 특성에 맞는 전략이 절실하고, 정부는 지원과 함께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철폐해야 한다"며 "대표적으로 화장품의 효과를 실질적으로 전달하지 못하게 만드는 화장품 표시광고 실증제와 기능성 화장품 심사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광고실증제는 허위·과장광고를 막기 위해 화장품 제조·판매자 등에게 효능 등 광고 내용에 대한 입증 책임을 부여하는 제도다. 기능성 화장품 심사제도는 미백·주름 개선 등 효과를 정부가 검증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입증 조건을 맞추기 까다로워 신제품 개발 동기가 떨어지고 업체들이 이미 고시된 동일 효능성분을 사용해 제품이 획일화되면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외국 수출제품이라도 관련 규제를 풀어달라는 요구가 있었지만, 정부가 수용하지 않았다"며 "해외 업체들은 이러한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가 경쟁력을 갖추기 힘든 현실인데, 정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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