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하극상에 반신불수" 제주 유적팀장 공무상 재해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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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공단, 공무상 재해로 인정…요양급여와 간병비 등 보상

지난 1월 인터뷰를 마친 뒤 병실로 향하는 A씨와 그의 아내. 고상현 기자지난 1월 인터뷰를 마친 뒤 병실로 향하는 A씨와 그의 아내. 고상현 기자
직원 하극상에 반신불수 된 제주 유적지 관리팀장이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았다.(관련 기사 1월 25일자 노컷뉴스 : "직원 하극상에 반신불수" 제주 유적관리팀에 무슨 일이)
 
20일 노무법인 오름 김용호 공인노무사에 따르면 지난 17일 공무원연금공단 재해보상심의회는 도내 한 유적지 관리팀장으로 일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A씨에 대해 공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A씨는 앞으로 요양급여와 휴업급여, 간병비 등을 보상받게 됐다. 
 
A씨의 아내는 CBS노컷뉴스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6월 남편이 쓰러진 이후로 수개월 동안 정말 힘들게 살았다. 지금이라도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게 돼 다행"이라며 기뻐했다. 
 
현재 진행 중인 제주도 감사위원회 조사에 대해서는 "남편이 사건으로 지금도 정신이 오락가락한다. 이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꼭 관련자들이 문책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공무원연금공단에 제출된 재해경위서를 보면 지난해 1월부터 도내 한 유적지의 환경정비와 해설사·직원복무 관리‧감독 일을 한 A씨는 수시로 부하 직원인 청원경찰 B씨와 마찰을 겪었다.
 
주로 B씨가 담당한 해설사 관리업무와 환경정비 업무에서 극심한 갈등이 빚어졌다.
 
해설사들이 근무 일정을 갑자기 당일에 변경하거나 취소하는 일이 잦았다. 그 배경에는 B씨와 해설사들이 선후배나 지인 관계로 엮여 있어 B씨가 부당하게 편의를 봐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A씨는 B씨에게 "공무원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주의를 줬다. 하지만 B씨는 "전 팀장들은 청원경찰협의회장인 나를 대우해 줬다"며 언성을 높이며 대들었다는 주장이다. 
 
사고 직후 A씨 모습. 가족 제공사고 직후 A씨 모습. 가족 제공
유적지 내 예초작업 인력의 부적정한 인건비 처리 문제도 큰 갈등이었다.
 
재해경위서에 따르면 B씨는 예초작업 인력을 고향 청년회나 지인을 대상으로 모집했다. 작업이 끝난 뒤 B씨는 실제 인원수와 근무시간과 다르게 부풀려서 인건비를 청구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B씨에게 업무상 문제점을 지적하며 고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B씨는 "그냥 그렇게 해 달라. 이전까지는 그렇게 해왔다"며 반항했다고 재해경위서에 나왔다.
 
이밖에 B씨는 관리자인 A씨의 업무지시에도 수시로 반항하고 대들었다고 한다. 급기야 지난해 5월 청원경찰 업무 외에 다른 업무는 일체 하지 않겠다며 정복을 입고 3일간 시위했다.
 
동료 직원의 진술을 종합하면 당시 B씨는 A씨보다 오래 전부터 해당 유적지관리팀에서 근무해왔다. 해설사와 외부인력에게 편의를 봐주며 사무실에서 '왕처럼 군림했다'는 주장이다. 
 
업무 갈등 외에도 인간적인 모독에 시달리던 A씨는 지난해 6월 30일 B씨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회의를 진행하다 결국 뇌출혈로 쓰러졌다. 이날도 B씨가 A씨에게 고성을 질렀다고 한다.
 
특히 A씨가 쓰러지기 전까지 여러 차례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전 문화유적관리과장에게 B씨의 부적정한 행동에 대해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제주도 감사위원회. 제주도 제공제주도 감사위원회. 제주도 제공
B씨는 지난 1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A씨 측이 주장하는 내용 대부분이 사실과 다르다. 갈등이 있긴 했지만, A씨에게 모욕적으로 대하거나 업무를 거부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전 문화유적관리과장은 "갈등이 있던 사실을 알았다. 곧바로 인사 조치를 할 수가 없어서 지난해 8월 정기 인사 때 B씨를 다른 유적지 부서로 옮기려 했는데 사고가 났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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