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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모른다는데…김문기 휴대전화에 '李생일'까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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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선거법 위반 2회 공판…이재명 출석
檢 "이재명-김문기, 골프 등 여가 즐겨…기억에 남을 경험 공유"
李 "함께 골프 친 사람이 김문기인지 기억 못해…눈 마주친 일 없어"
김문기 휴대전화엔 이재명 생일 저장…둘이 문자 주고받기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한 발언의 '허위 사실' 여부를 두고 검찰과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 심리로 17일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차 공판에서 검찰은 김씨의 휴대전화 내역 일부를 공개하며 이 대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갔다.

앞서 검찰은 이 대표가 △故(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모른다고 말한 점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 변경이 국토교통부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말한 점에 대해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것이라며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재판 과정은 물론 "김씨를 모르느냐"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예"라고 답하는 등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문기와 문자 주고받은 이재명

검찰이 이날 공판에서 공개한 휴대전화 송수신 내역에 따르면 김씨는 2021년 11월부터 12월 사이 '이재명'으로 저장된 연락처로부터 문자를 수신했다. 김씨가 이 대표의 측근 의원인 민주당 김병욱 의원과도 지속적으로 통화한 사실도 확인됐다.

김씨는 휴대전화 주요 일정에 이 대표 생일,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본부장과 그의 배우자 생일도 저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씨는 이 대표, 김씨와 2018년 호주 출장에 동반해 골프 라운딩을 함께 했다.

검찰은 또 이날 공판에서 대선 당시 이 대표 캠프 인사가 김씨 유족과 접촉한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유족은 통화에서 "저희가 어떻게 나올줄 알고 그렇게 (김씨를) 모른다고 하느냐"며 "호주 출장도 갔고 변호사 때 알았고 골프도 쳤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 캠프 인사는 "도와주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김문기랑 눈도 안 마주쳐" vs "2인 카트 같이 탔는데"

양측은 이날 오전 공판에서는 '호주 골프 라운딩'을 놓고 팽팽히 맞섰다.

검찰은 "피고인(이 대표)은 김씨와 사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골프 등 여가를 즐겼다"며 "김씨는 위례사업 주무 담당 부서장으로 피고인의 업무를 보좌했고, 공로를 인정받아 피고인으로부터 표창장을 받는 등 기억에 남을 경험을 공유했다"고 했다.

2015년 호주 출장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김은혜 당시 국민의힘 의원·이기인 당시 성남시의원 제공2015년 호주 출장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김은혜 당시 국민의힘 의원·이기인 당시 성남시의원 제공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피고인이 김문기, 유동규(전 성남도개공 본부장)와 골프를 친 일이 있었는지는 객관적 사실의 영역이고, 골프를 친 적이 없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피고인은 골프를 함께 친 사람이 김문기였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호주에서 피고인과 김문기가 함께 찍은 사진과 영상에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는데, 두 사람이 한 번도 눈을 마주친 일이 없다는 것"이라며 "당시 피고인과 김문기의 관계가 어땠는지 쉽게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이 대표와 김 전 처장 등이 함께 라운딩을 나간 사진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민의힘은 2021년 12월 이같은 사진을 공개하며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아는 사이'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대표는 이 사진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4명 사진을 찍어서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사진을 공개했던데, 제가 확인을 해보니까 전체 우리 일행 단체 사진 중 일부를 떼 내 가지고 보여준 것이다. 조작한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함께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한편 유씨는 이날 오후 재판에 출석하면서 "2인 카트를 두대 빌렸고, 김씨가 이 지사(대표)를 보좌하기 위해 직접 몰았다"고 말했다.

이어 "(둘이 카트도 타고 공도 찾아야 하는데) 눈도 안 맞았다는, 납득할 수 없는 말씀을 하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씨는 이달 31일 이 대표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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