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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속사포, 조재호가 쉬어 가다니' 슈퍼맨을 왕중왕으로 이끈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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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호가 12일 경기도 고양시 JTBC 스튜디오 일산에서 끝난 'SK렌터카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3' 남자부 정상에 오른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PBA조재호가 12일 경기도 고양시 JTBC 스튜디오 일산에서 끝난 'SK렌터카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3' 남자부 정상에 오른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PBA
대한당구연맹(KBF) 시절 국내 3쿠션 최강에서 프로당구(PBA) 왕중왕까지 오른 조재호(43·NH농협카드). 지난 12일 경기도 고양시 JTBC 스튜디오 일산에서 끝난 'SK렌터카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3' 남자부 결승에서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를 누르고 정상에 등극했다.

치열한 접전이었다. 조재호는 마르티네스를 맞아 1, 3, 5세트를 내줬지만 2, 4, 6세트를 따내며 호각지세를 이뤘다. 7세트를 이번에는 조재호가 가져가자 마르티네스가 8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기어이 마지막 9세트까지 몰고 갔다. 11일 밤 10시에 시작된 경기는 12일 새벽 2시가 다 돼서야 조재호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우승 뒤 인터뷰에서 조재호는 대혈투를 돌아보며 결승에서 이길 수 있었던 조언자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바로 NH농협은행 스포츠단 장한섭 단장(55)이다.

조재호는 "(경기 휴식 시간) 관중석에서 단장님께서 '부담 갖지 말고 차분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신 게 정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공을 치려고 빨리 엎드릴 것을 뒤돌아서 한번 더 (배치나 길을) 보고 들어갔다"면서 "다시 보고 했더니 침착해지더라"고 강조했다.

사실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당구 3쿠션은 정밀한 계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종목이다. 때문에 PBA에서는 공격 제한 시간인 35초를 넘겨 공격권을 내주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하지만 알려진 대로 조재호는 당구계의 대표적인 '속사포'로 꼽힌다. 몇 초가 채 지나지도 않은 가운데 공을 치기로 유명하다. 조재호는 "오죽하면 중계 방송사에서 '다음 샷까지 리플레이를 보여줄 시간이 없다'고 하소연한다"고 귀띔했다.  

조재호가 12일 경기도 고양시 JTBC 스튜디오 일산에서 끝난 'SK렌터카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3' 남자부 결승에서 신중하게 공 배치를 살피고 있다. PBA조재호가 12일 경기도 고양시 JTBC 스튜디오 일산에서 끝난 'SK렌터카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3' 남자부 결승에서 신중하게 공 배치를 살피고 있다. PBA
이런 가운데 조재호는 결승에서 한 타임 쉬어가는 템포 당구로 우승컵을 거머쥔 것이다. PBA 통산 3승으로 역대 다승 2위의 마르티네스가 잇따라 먼저 세트를 따내면서 자칫 서두르다 흔들릴 수 있었지만 차분함을 유지해 우승까지 이를 수 있었던 것이다. 경기 후 마르티네스도 "서로 세트 주고 받으면서 어렵고 힘든 부분이 있었다"면서 "조재호가 너무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고 찬탄을 금치 못했다.

장 단장은 당구인은 아니다. 그러나 소프트테니스(정구) 세계 챔피언 출신으로 종목에서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현역 시절 세계선수권대회 단식과 복식을 휩쓸었던 장 단장은 국가대표 코치와 감독으로도 금메달을 따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주인식 현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부회장과 각각 남녀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전 종목 금메달(7개)을 휩쓸기도 했다.

그런 만큼 종목은 다르지만 중요한 고비에서 값진 조언을 해줄 수 있었던 것이다. 선수 및 지도자로서 모두 최고의 자리에 오른 장 단장인 만큼 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한 마디가 조재호를 침착하게 만든 셈이다.

조재호가 12일 경기도 고양시 JTBC 스튜디오 일산에서 끝난 'SK렌터카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3'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뒤 NH농협카드 윤상운 대표(조재호 오른쪽)와 장한섭 단장(조재호 왼쪽) 등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한 모습. NH농협은행조재호가 12일 경기도 고양시 JTBC 스튜디오 일산에서 끝난 'SK렌터카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3'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뒤 NH농협카드 윤상운 대표(조재호 오른쪽)와 장한섭 단장(조재호 왼쪽) 등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한 모습. NH농협은행

조재호는 개막전에 이어 정규 투어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왕중왕전까지 이번 시즌 PBA를 완전히 정복했다. 다음 시즌 팀 리그까지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겠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NH농협카드를 포스트 시즌(PS)에 다시 올려 장 단장의 물심양면 지원에 화답하겠다는 의지다.

NH농협카드는 팀 리그에 처음 합류했던 지난 시즌 PS에 진출하는 등 신생팀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웰컴저축은행, 블루원리조트, 신생팀 하나카드, TS샴푸·푸라닭 등에 밀려 PS가 무산됐다. 아쉬움 속에 블루원리조트의 우승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에 팀 주장인 조재호는 "(팀 동료들에게) 악마가 돼야 하나, 천사가 돼야 하나 기로에 서 있다"면서 "대화를 통해서 꾸려가야 할지 고민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개개인은 좋은 선수인데 내가 리더로서 팀을 잘 이끌어지 못해서가 아닌가 생각했다"면서 "독해져야겠다 생각도 했는데 그래도 대화를 통해서 중요한 건 개인도 중요하나 팀이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시즌 팀 리그에 대해 조재호는 "PS는 무조건 진출하겠다"고 입을 앙다물었다. 국내 최강으로 PBA 최고의 자리에 오른 조재호. 과연 장 단장이 이끄는 NH농협카드 당구단에도 우승컵을 안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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