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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내고 WBC 참가한 '직장인 부대' 체코, 中 대표 주권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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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변방 체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사상 첫 승 감격
마르틴 무지크, 9회 kt 소속 주권 상대로 역전 3점홈런

체코의 마르틴 무지크. 연합뉴스체코의 마르틴 무지크. 연합뉴스
중국 국가대표로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주권(kt 위즈)이 아쉬움에 고개를 숙였다. 휴가를 내고 WBC 야구 축제에 참가한 야구 불모지 체코의 '직장인 부대'가 해냈다.

주권은 1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B조 체코와 경기에 중국이 5-4로 앞선 9회초 1사 2,3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중국은 주권이 KBO 리그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1점 차 리드를 지켜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주권의 초구에 승부의 흐름이 요동쳤다.

체코의 마르틴 무지크는 주권이 던진 초구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도쿄돔의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3점홈런으로 연결했다.

체코 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펼쳐진 WBC 경기에서 막판 극적인 상황이 연출되자 덕아웃은 축제 분위기가 됐다. 관중석에서는 무지크의 어머니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주권은 다음 타자를 내야땅볼로 처리하고 아웃카운트를 2개로 늘렸다. 하지만 이후 2루타와 적시타를 연이어 얻어맞아 추가 실점을 기록했다.

중국 대표팀 내에서 경쟁력이 강한 투수로 평가받는 주권을 공략한 체코는 8-5 승리를 거두고 WBC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체코는 야구 변방에 가깝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대부분 따로 직업이 있다. 고등학교 교사, 부동산 중개인, 외판원, 소방관, 애널리스트 등 직업도 다양하다. 전업 야구선수가 별로 없다.

그들은 야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똘똘 뭉쳤다. 상당수가 휴가를 내고 도쿄돔으로 향했다. WBC 본선 진출 성공에 이어 첫 경기를 승리하는 쾌거를 이뤘다.

중국은 전날 일본과 대회 첫 경기에서 중반까지 팽팽한 승부를 펼치며 만만치 않은 저력을 발휘했지만 이날 체코를 상대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체코는 6회까지 중국에 4-1로 앞서갔다.

중국은 7회말 승부를 뒤집었다. 안타 3개와 볼넷 2개, 상대 실책 등을 묶어 대거 4점을 뽑아 스코어를 5-4로 만들었다. 하지만 체코는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중국에서 태어난 주권은 지난 2007년 한국으로 귀화했다. 부모의 국적을 따라 국가대표 출전이 가능한 WBC 규정에 근거해 이번 대회에서 중국 WBC 대표팀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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