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서울시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에게 4월 1일부터 참사 159일째가 되는 4월 5일까지 닷새 동안 서울광장에서 '진정한 의미의 분향소'를 함께 운영하자고 공개 제안했다. 그리고나서는 임시 추모장소로 옮겨 항구적 추모장소에 대한 논의를 하자는 구상을 밝혔다.
이에대해 유족들은 "일방적 제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진통이 예상된다.
이동률 서울시 대변인은 7일 오후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지난 2월 5일 유가족 협의회 대표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159명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를 모두 모신 진정한 의미의 분향소를 함께 운영하는 방식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진정한 의미의 분향소 5일간 합동 운영하자"
이를 통해 "4월 1일부터 모두가 공감하는 서울광장의 분향소에서 한마음으로 희생자분들을 애도하고 유가족분들의 마음속 상처와 아픔들을 함께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을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4월 5일 분향소 운영을 마친 뒤에는 "유가족분들과 정부, 서울시가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서울시청 인근 찾아오기 편리한 곳에 임시 추모공간과 소통공간을 마련"하고 "항구적인 추모공간 설치를 위한 논의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7일 서울시청에서 이동률 대변인이 서울광장 이태원 참사 분향소 관련 서울시 제안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존에 설치된 분향소는 자진 철거하고, 같은 장소에 '진정한 의미의' 합동 분향소를 설치한 뒤 임시 장소로 이전해 항구적인 추모장소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자는 제안인 셈이다. 이 대변인은 임시 추모공간에 대해서는 "지난번 행안부의 유가족지원단이 설치됐던 장소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유가족 측이 직접 지정한 대리인과 상의를 해왔"고 유가족 측에서 오늘 브리핑 시간을 조율해 올 정도로 내부적인 소통이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긍정적 화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유가족 측 "서울시 일방적 제안 수용 불가"
그러나 서울시 공개 제안이 나온 직후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CBS와의 통화에서 "서울시의 일방적 생각을 브리핑 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가족협의회 측은 이날이나 다음날인 8일 중 서울시의 제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입장문에는 서울시의 일방적 통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그러나 "저희가 서울광장에 언제까지 있을 수는 없다"며, 서울시가 날짜를 특정해서 분향소를 운영하겠다는 제안에 불편함을 나타내, 이 부분에서 최종 조율이 있을 경우 합의가 성사될 가능성도 아직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4월 1일부터 5일까지를 분향소 합동 운영기간으로 정한 것에 대해 "4월 5일은 이태원 참사 발생 159일째가 되는 날이고,159명 희생자 분에 대한 추모의 의미가 큰 날"이라면서 "4월부터는 시민들의 광장 이용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가지 고려할 부분이 있겠지만 의미가 있는 날짜를 골랐고, 저희가 고민 끝에 진정성 있게 제안을 드린 만큼 받아들여질 여지는 아직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분향소 철거와 추모공간 설치를 놓고 서울시와 유족 측의 논의가 마침내 돌파구를 마련할지 아니면 끝내 파열음을 낼지, 유가족측의 입장 표명과 최종 조율과정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