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쏘라고요? 입금해 주세요" 女 배구 전설의 깜찍한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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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양효진이 5일 페퍼저축은행과 홈 경기에서 득점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수원=KOVO현대건설 양효진이 5일 페퍼저축은행과 홈 경기에서 득점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수원=KOVO
프로배구(KOVO) 여자부 현대건설의 기둥 양효진(34·190cm)이 KOVO 역사를 새로 썼다. 남녀부 통틀어 최초의 7000점 고지를 밟았다.

양효진은 5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페퍼저축은행과 홈 경기에서 21점을 몰아쳤다. 양 팀 최다 4블로킹을 곁들이며 세트 스코어 3 대 2(25-18 22-25 17-25 25-15 15-12)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21점을 보탠 양효진은 통산 7006점을 기록했다. 2007-2008시즌 데뷔한 양효진은 16시즌, 462경기 만에 대기록을 작성했다.

남녀부 통틀어 최초다. 남자부는 한국전력 박철우(38)의 6573점(18시즌)이 최다 기록이다. 여자부에서는 황연주(현대건설)가 5764점으로 2위, 정대영(도로공사)이 5564점으로 뒤를 잇고 있지만 양효진에는 한참 못 미친다.

이날 양효진은 4블로킹을 더해 역시 최초의 1450블로킹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양효진은 이날 승부처였던 5세트 잇딴 중앙 공격으로 5점을 보태며 역전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경기 후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양효진이 7000점을 달성했는데 대단하고 축하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내일 하루 휴식을 줘야 할 거 같다"면서도 "좋은 일이 있을 때 선수들에게 커피를 사라고 하는데 쏴야 할 거 같다"고 덧붙였다.

양효진은 7000점 달성에 대해 "첫 번째에요"라고 취재진에게 반문하면서 "많이 하긴 했네요"라고 별다른 감흥이 없는 소감을 전했다. "은퇴하고 돌아보면 그래도 잘 해내긴 했구나 뿌듯하게 느껴질 것"이라면서 양효진은 "그러나 지금은 크게 와 닿지 않다"고 설명했다.

양효진이 5일 페퍼저축은행과 홈 경기에서 강타를 터뜨리고 있다. KOVO양효진이 5일 페퍼저축은행과 홈 경기에서 강타를 터뜨리고 있다. KOVO

워낙 기록을 많이 세웠다. 양효진은 "10년 연속 블로킹 1위는 꼭 해보자 했는데 11년 연속으로 달성했다"면서 "그 이후 어느 순간 이런 수치를 떠나서 배구하는 자체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 수치에 너무 연연했는데 마음을 더 넓게 생각하고 이렇게 더 뛸 수 있는 것도 감사하는 마음"이라면서 "도와준 선수들이 있어서 기록이 가능했다"고 성숙한 소감을 밝혔다.

강 감독이 커피를 쏘라고 했다는 말에 대해 양효진은 "입금을 해달라"고 짐짓 항변했다. 양효진은 "800블로킹 이후 기준 기록에 대한 상금이 없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인터뷰실에 있던 한국배구연맹 관계자는 "은퇴 이후 신기록에 대한 상과 함께 상금이 주어질 것"이라고 해명했고, 양효진은 "관계자 분들에게 꼭 얘기하고 싶었다"고 미소와 함께 어필했다.

우승 경쟁에 대해서도 마음을 비웠다. 양효진은 "1위를 달리고 있다가 (코로나19로) 시즌이 끝난 적이 2번이나 있어 올 시즌에는 꼭 우승을 하고 싶었다"면서도 "그러나 꼭 챔피언 결정전 직행이 아니더라도 플레이오프를 통해서 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1위를 질주하다 외인 거포 야스민과 리베로 김연견의 부상으로 전력 공백이 생겨 흥국생명에 밀린 상황. 과연 양효진과 현대건설이 아쉬움을 딛고 마지막에 커피 파티를 벌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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