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검찰 출신 정순신 변호사(57)가 제2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되면서 경찰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정 변호사를 출범 3년 차를 맞는 국수본의 새 수장으로 임명했다. 검찰 출신 인사가 경찰 수사 지휘부에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변호사는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2001년부터 부산지검 동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인천지검 특수부장,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장,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장 등을 지내고 2020년 법무부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을 끝으로 검찰에서 퇴임했다.
정순신 변호사. 연합뉴스2018년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으로 근무할 때 당시 중앙지검장이었던 윤 대통령과 함께 일하기도 했다.
경찰청은 "검찰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수사 전문가"라고 소개하며 "이번 인사는 1차 수사기관으로 대부분의 수사를 경찰이 담당하게 됨에 따라 경험 있는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경찰의 책임 수사 역량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 내부는 술렁이고 있다. 수사 권한과 범위를 놓고 항상 경찰과 갈등하던 검찰에서 퇴임한 법조인이 경찰 최고 수사조직인 국수본의 수장을 맡게 된 현실을 성토하는 글들이 경찰 내부 게시판에 무더기로 올라오고 있다.
연합뉴스한 경찰관이 정 신임 본부장 임명과 관련해 "검경 수사권 조정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 같다. 이런 글 쓰는 것도 무섭다"는 글을 올리자, 다른 경찰관들은 "검찰 출신이라는 사람을 많은 곳에서 보게 되는 것 같다", "검사공화국을 비판하는 글을 쓰면 잡혀갈 수 있다" 등의 댓글들을 달았다.
심지어 한 경찰관은 "축구 국가대표 감독직도 검찰 출신이 유력하다지요?"라고 조롱 섞인 댓글을 달기도 했다.
정 신임 본부장은 오는 27일 공식 취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