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후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탑승구 앞이 이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정혜린 기자 코로나19 이후 눌려왔던 해외여행 수요가 겨울 성수기를 맞아 폭발하며 부산과 해외를 오가는 하늘길에 여행객들이 몰리고 있다. 일본이나 동남아 노선 확대와 동시에 중국 노선 재운항도 검토되면서 회복세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평일 늦은 오후 김해공항 국제선 탑승구 앞은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바쁘게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안내 데스크에는 탑승 수속 절차를 위해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여행객들로 줄이 길게 늘어섰고, 셀프 체크인 기기 앞에도 이용객들이 몰렸다.
불과 1년 전 이용객을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텅 비었던 모습과는 대조적인 상황으로, 김해공항 국제선에서는 주말과 평일 가리지 않고 이처럼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 매일 연출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김해국제공항에 따르면, 올해 김해공항 국제선 누적 이용객 수는 지난 19일 기준 85만 3천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국제선 이용객은 2900여 명에 불과했고, 한 해 동안 해외를 오간 전체 이용객 수도 116만 명에 그쳤다. 반면 올해에는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지난해 전체 이용객 수의 73%를 넘어섰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의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올해 이용객 수는 60%에 육박해 과거의 모습을 점차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수년 동안 억눌렸던 국제선 수요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해외여행 제한 해제 이후 폭발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겨울방학인 1~2월에 여행 수요가 급증한 것도 이용객 폭증에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국내선 이용객은 지난해 135만 명에서 올해 97만 7천여명으로 줄었는데, 이는 코로나 장기화로 국내 여행에 집중됐던 수요가 해외여행으로 옮겨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16일 오후 김해국제공항 국제선을 타려는 승객들이 탑승 수속을 밟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정혜린 기자한국공항공사는 올해 김해공항 이용객 수를 380만 명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국제선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면 실제 이용객 수는 당초 예상치를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김해공항 관계자는 "일본과 동남아 등 여행 규제가 풀리면서 수요가 폭발하고, 겨울방학 성수기까지 겹치면서 국제선 이용객 수가 급증했다"며 "올해 국제선 이용객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3~4월은 여행 업계의 비수기로 꼽히지만, 여행 규제가 잇따라 해제되고 주요 항공사가 이에 맞춰 다양한 운항 계획을 마련하면서 국제선 수요 회복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은 다음 달 29일부터 대만 가오슝 노선 운항을 재개하고, 타이베이와 베트남 나트랑 노선을 증편하는 등 국제선 운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부터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이 재개되고, 중국 정부 역시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 단기 비자 발급을 재개하면서 국제선 회복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앞으로 한국과 중국의 방역 규정과 비자 발급에 맞춰 중단됐던 '부산~칭다오 노선'뿐 아니라 '부산~옌진 노선' 재운항도 검토하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국제선 회복세가 계속되면서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즈음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100%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