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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에 밀리고 천하람에 쫓기고…'한방' 간절한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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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당원이 비례대표 순번 결정"…당심 100% 겨냥했지만
'판' 흔들 승부수 요원…총선 뒤 사퇴, 호남 출마론 '승부수' 안 먹혀
친윤 VS 비윤 사이 '낀 정체성'…金 겨냥 '부동산 검증' 역효과
安측 "결선 진출해 일대일 구도에서는 인물 경쟁력 우위"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2차 정책비전 발표회를 갖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2차 정책비전 발표회를 갖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선거운동이 중반으로 치닫는 가운데 김기현, 천하람 후보 사이에 위치한 안철수 후보의 승부수가 주목된다.

한때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지만, 윤심의 노골적인 지원을 받은 김기현 후보가 역전해 1위 고착화를 시도하고 있다. 설상가상 이준석 전 대표의 지원을 받는 천하람 후보 역시 무서운 상승세로 안 후보를 뒤쫓는 중이다.

'낀' 정체성은 안 후보로선 유리할 리 없다. 게다가 '친윤'이 아니면서 '비윤' 성향을 선택할 수 없는 딜레마적인 상황이 더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현실적으로 김 후보의 과반 투표를 저지해야 하는 안 후보로선 판세를 뒤흔들 '한 방'이 절실하다.
 
안 후보는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책발표회를 열고 책임당원이 비례대표 순번을 정하는 방식의 '공천개혁' 정책을 제시했다. 그는 책임당원 선거인단이 투표를 통해 공천관리위원회가 선정한 비례대표 후보군의 비례대표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을 제안하며 "당원이 당이 주인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입지가 약한 안 후보가 당원들에게 띄우는 일종의 '구애'이자 '승부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안 후보는 지지율 정체 국면에서 연일 나름의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 TV토론회에서 "총선 승리를 이끌고 곧바로 당 대표를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대선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안 된다'는 일부 친윤계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지난 16일 호남지역 합동연설회에서는 "당이 요청한다면 제주나 호남에서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황교안 후보가 꺼내든 김기현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이어받아 연일 김 후보 공격에도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공천개혁 공약을 포함해 지금까지 승부수에 반응은 미온적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 연합뉴스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 연합뉴스
예를 들어 '총선 후 당대표직 사퇴'에 대해 김기현 후보는 "공천 다 마쳤고 선거 다 마쳤는데 계속 (대표직을) 할 필요가 없으니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천하람 후보도 "총선 끝나고 바로 대선 준비하시겠다는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김 후보의 부동산 의혹에 대해서는 급기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네거티브 주의보'를 내리며 공개 경고를 날렸다.
 
당내에서는 안 후보가 김 후보에 검증 공세를 편 것이 '네거티브' 반응을 불러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친윤세력에 대한 반감으로 안 후보에게 표가 갔던 건데, 네거티브 전략으로 당원들에게 과거 안철수 후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기시기는 역할만 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치면 탄핵이 우려 된다'는 김기현 후보 발언이 명백한 실책이었던 만큼 그 때 승부수를 걸어야 했는데 스스로 덮어놓고 얘기가 안 되는 KTX 의혹을 덥썩 문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과 비윤 사이 위치한 안 후보의 애매한 스탠스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국회사진취재단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안 후보는 당초 노골적인 친윤 세력에 반감을 가진 당원들의 표심을 모았지만, '비윤'을 대표하는 천 후보의 등장으로 확장성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국민의힘 김성태 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에 대해 "용산에서 한 소리를 들었더라도 그대로 가야하는데 그러지도 못하고, 유승민 전 의원처럼 노골적으로 반윤주자로 선거 각을 잡지도 못했다"며 "그러니 스텝이 여러모로 꼬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 후보 측은 일단 결선투표에 진출해 일대일 구도가 만들어지면 '인물론'으로 당원들에게 어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캠프 관계자는 "향후 총선을 걱정하는 당원들은 결선투표에 진출한 두 후보를 전략적으로 비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선투표에서 당원들이 안 후보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공천권을 당원에게 돌려드리는 개혁안을 발표한 만큼 향후 네거티브보다는 총선 승리와 정책 위주의 행보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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