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체크]지진 골든타임 72시간…어떻게 나온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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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주말 뉴스쇼 모아모아 팩트체크

■ 방송 : CBS 라디오 <주말 뉴스쇼> FM 98.1 (07:00~08:55)
■ 진행 : 조태임 앵커
■ 대담 : 선정수 (뉴스톱 기자)

골든타임 지나면서 생존 확률↓
'72시간 골든타임' 일본의 지진 연구 사례에서 도출
95년 고베 지진 당시…발생일 생존율 75%, 닷새째 4.8%
골든타임은 확률일뿐…기적의 생환 소식 이어져
생존확률…산소, 온도, 부상 상황, 생존 의지 등 복합적

강진 피해를 본 튀르키예의 재건 수요 등을 파악하기 위한 한국 긴급구호대(KDRT) 2진이 16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출국하고 있다. 구호대 2진은 외교부 2명과 보건의료팀 10명,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5명, 민간긴급구호단체 4명 등 총 21명으로 꾸려진다. 박종민 기자강진 피해를 본 튀르키예의 재건 수요 등을 파악하기 위한 한국 긴급구호대(KDRT) 2진이 16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출국하고 있다. 구호대 2진은 외교부 2명과 보건의료팀 10명,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5명, 민간긴급구호단체 4명 등 총 21명으로 꾸려진다. 박종민 기자
◇조태임 >한 주를 팩트체크로 정리하는 모아모아 팩트체크입니다. 오늘도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 선정수 기자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주제를 준비했나요?
 
◆ 선정수 >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으로 4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우리나라 해외긴급구호대 1진이 현지에 파견돼 생존자 8명을 구조하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는데요. 지난 16일에는 긴급구호대 2진이 튀르키예로 출발했습니다. 2진은 구조에 초점을 맞췄던 1진과는 달리 현지 의료지원과 이재민 구호, 재건사업 준비 등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조태임 > 지진이 지난 6일에 발생했으니까 열흘이 훨씬 지났어요.
 
◆ 선정수 > 네 여러나라에서 파견된 구조대들도 구조 탐색 활동을 접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습니다. 현지 정부도 인명구조에서 이재민 구호 및 재건 활동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진 재난 구조의 골든타임은 보통 72시간이라고 하는데요. 이를 훨씬 넘긴 시점이라서 생존 확률이 굉장히 낮다고 보는 거죠.
 
◇ 조태임 > 그래서.. 오늘 팩트체크할 주제는 지진재난 구조 골든타임 72시간, 사실인가? 이렇게 되는 거죠?
 
◆ 선정수 > 그렇습니다. 수많은 언론 보도에서 지진 재난의 골든타임은 72시간이라고 언급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그런데 재난 발생 72시간을 훨씬 넘긴 시간에도 생존자들이 구조됐습니다.
 
◇ 조태임 > 200시간을 넘겨서도 생존자들이 구조된 사례가 나왔는데요. 우리나라 긴급구호대가 마지막으로 생존자를 구조한 게 지진 발생 136시간 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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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정수 >현지시간 16일, 260시간 만에 12세 소년이 구출됐다는 기적 같은 소식이 들려왔고요, 앞서 현지 시간 15일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 수색현장에서 229시간 만에 13세 소년이 구조됐습니다. 1시간 전에는 하타이주 안타키아에서도 엘라라는 이름의 어머니와 두 자녀가 구조돼 이들 역시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조태임 > 이렇게 오래 지난 시간에도 생존자들이 구조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골든타임 72시간이 맞느냐, 이런 의문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지진 재난 골든타임 72시간은 근거가 있는 겁니까?
 
◆ 선정수 > 모든 언론이 인용하고 있죠. 지진 재난 구조의 골든타임은 72시간이다. 그런데 근거를 제대로 설명하는 보도는 없어요. 그래서 직접 알아봤습니다.
 
◇조태임 >이번엔 어디에 물어보셨나요?
 
◆ 선정수 > 국립재난안전연구원 김혜원 지진대책연구팀장에게 물었습니다. 김 팀장은 "지진 붕괴 사고의 골든타임은 72시간으로 통용된다"며 "일본의 지진 연구 사례를 준용해 널리 쓰이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조태임 > 그럼 근거가 있는 거군요. 자세한 내용을 좀 알려주시죠.
 
◆ 선정수 > 1995년 일본 효고현 남부 지역에서 대지진이 발생했는데요. 일본에서는 한신-아와지 대지진으로 부르고, 우리나라에선 고베 대지진으로 많이 불렀습니다. 이 지진으로 64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 지진에 대해 분석을 했습니다.

재해 당일부터 5일 동안의 구조자 중 생존자 비율을 집계한 결과, 당일엔 구조자 중 74.9%가 생존자였습니다. 이 비율은 5일째에는 4.8%로 떨어졌습니다. 생존 구조자 수를 비교해보면 당일 518명, 이튿날 195명, 3일째는 133명이었는데 4일째 26명, 5일째 10명이었습니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재난 발생 이후 3일 그러니까 72시간이 지나면 생존률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결론을 도출한 거죠. 그 이후로 지진 붕괴의 골든타임은 72시간이라는 개념이 통용되기 시작한 겁니다.
 
◇조태임 > 72시간 이후부터는 생존자가 급격히 줄어든다. 이런 개념이군요.
 
◆ 선정수 > 네 골든타임이라고 막연히 부르다보니까. 골든타임이 지난 뒤에는 생존자가 없는 것 아니냐 이렇게 인식하기 쉬운데요. 그건 아닙니다.

인명 구조나 화재 진압 등의 사고 초기대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일본 고베 대지진 사례에서도 5일째에 생존자 10명이 구조된 걸 볼 수 있습니다.
트위터 캡처트위터 캡처
 
◇조태임 >왜 72시간 이후부터는 생존자가 급격히 줄어들까요?
 
◆ 선정수 > 일본 고베대지진 자료를 보면요. 사망자의 77퍼센트가 질식 또는 압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9퍼센트는 화재로 인해 희생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건물이 무너지면서 잔해에 깔리게 되면 피해자가 심각한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죠. 그래서 신속한 구조가 중요한 겁니다.
 
피해자가 심각한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고 해도 수분과 영양섭취가 제한되기 때문에 건강상태는 급속히 악화됩니다. 이번 튀르키예의 경우에는 현지 날씨가 굉장히 춥기 때문에 잔해에 깔린 피해자들의 건강 상태에 큰 위협이 되죠.
 
일본국토교통성 제공일본국토교통성 제공

◇조태임 > 예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나 국내외 광산 붕괴 사고를 보면 굉장히 오랜시간 동안 버티다가 구조된 사례들이 있잖아요.
 
◆ 선정수 >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에서 마지막 생존자는 사고 발생후 17일만이죠. 377시간만에 구조됐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경북 봉화 아연 광산에서 221시간 만에 구조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사고 발생 열흘 만에 갱도 내에서 구조된 사례입니다. 칠레에선 2010년 8월 구리광산에서 광부 33명이 지하 700m 갱도에 매몰됐다 고립 69일 만인 10월 14일 전원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일정한 공간이 확보돼 있었고, 마실 물이 있었기 때문에 생존이 가능했던 겁니다. 고립됐던 분들이 살아남겠다는 생존의지도 강했고요.
 
◇ 조태임 >튀르키예에선 그동안 큰 지진이 많이 있었는데요. 1999년 이즈미트 지진 이후 튀르키예 정부가 지진세를 걷어왔다면서요?
 
◆ 선정수 > 튀르키예는 아라비아판, 아프리카판,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곳이라서 지진이 많이 발생합니다. 1999년 8월 튀르키예 북서부 이즈미트 지역에서 리히터규모 7.8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1만5000명이 숨진 큰 참사였는데요.
 
이 지진과 2001년 경제 위기를 계기로 정부에 대한 비판론이 일어 현 대통령인 에르도안 대통령이 집권하게 됩니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 때부터 지진세를 걷기 시작했는데요. 지난해까지 6조원 정도를 징수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지진세 중 대부분이 지진 예방에 사용되지 않고 도로건설 등 개발사업에 쓰였다고 합니다.
 
◇조태임 > 그래서 피해를 더 부추긴 것 아니냐 이런 분석이 나오고, 터키 민심도 들끓고 있다고 하는데요.
 
◆ 선정수 > 지진 예방 대책이 불충분한데다가 튀르키예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도 국민들을 화나게 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8일 재난 현장인 하타이주를 방문해 "물론 불충분한 점도 있지만 상황이 심각하다"면서 "이 같은 재난에 준비돼있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트위터에는 "참혹한 나날을 뒤로하고 국가와 민족의 화합과 단결을 추구하기를 바란다" 라고 했습니다.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한다.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 이렇게 말해야 정상인 것 같은데요. 5월에 튀르키예 대통령 선거가 있다고 하는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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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태임 > 우리나라에서도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하고 있잖아요.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다. 이렇게 믿어왔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고요.
 
◆ 선정수 > 2016년에 경주지진, 2017년에 포항지진이 있었어요. 경주지진은 부상 23명, 재산피해 5000여건이 발생했구요, 포항지진은 15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주택 1200여동이 파손됐습니다. 경주지진이 리히터 규모 5.8, 포항지진은 5.4로 기록됐습니다. 지난해 발생한 지진은 77건이었구요. 10월29일 충북 괴산에서 발생한 규모 4.1 지진이 가장 컸습니다.
 
◇조태임 > 불행한 일은 없어야겠지만, 재난에 미리 대비하는 것은 중요할 것 같아요. 집에서 할 수 있는 재난 대비법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선정수 > 일단 재난발생시 대피 장소를 알아두는 게 중요하구요. 대피장소까지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을 파악해 놔야 합니다. 가족이 헤어질 경우를 대비해서 모든 가족 구성원의 대피장소, 학교 집 직장 주변의 대피장소 정보와 연락처를 숙지해야 합니다. 행정안전부는 모든 가족 구성원들은 반드시 비상용 백(Go Bag)을 준비해 두라고 권고합니다. 비상용 백에는 대피시에 필요한 물품들을 넣어두는데요. 각 가족 구성원의 비상용 백을 배낭이나 바퀴달린 여행용 가방처럼 튼튼하고 휴대가 편리한 가방에 넣어두라고 합니다. 비상용 백은 집에서 나갈 때 쉽게 가져갈 수 있는 장소에 연중 언제나 반드시 준비해 두라고 합니다.
 
◇조태임 > 네, 지진을 비롯한 재난 대한 만발의 준비는 과해도 될 정도로 철저히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오늘 72시간 골든타임 얘기했지만 그건 확률인 것이고, 한 명이라도 더 기적적인 구조 소식 들렸으면 좋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요 지금까지 뉴스톱 선정수 기자였습니다.


■ 방송 : CBS 라디오 <주말 뉴스쇼> FM 98.1 (07:00~08:55) ■ 진행 : 조태임 앵커
팟캐스트,오디오클립을 통해 다시듣기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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