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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데이트폭력…부산서 30대 남성 구속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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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때린 뒤 "신고하지 말라" 흉기로 협박까지
부산 데이트폭력 신고 접수 3년 새 2배 가까이 늘어
용기 내 신고해도 처벌 미흡…"가해자 장래 염려해 감형"

부산 동부경찰서. 김혜민 기자부산 동부경찰서. 김혜민 기자
부산에서 여자친구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등 이른바 '데이트폭력'을 행사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연인 간 폭력 사건은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지만, 피해자가 보복 등을 두려워해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는가 하면, 처벌도 미비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특수상해와 폭행·협박 등의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8일 오전 2시쯤 부산 동구 한 오피스텔에서 술에 취해 여자친구 B씨를 수차례 때리고, 흉기로 위협하며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B씨와 다투던 중 주방 기구를 마구 휘둘러 폭행하는가 하면, 흉기를 집어 들고 " 신고하지 말라"고 협박했다. A씨에게 폭행당한 B씨는 상해를 입고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A씨의 폭행이 상습적이었던 정황이 있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연인 사이에 발생하는 이른바 데이트폭력 사건은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에 접수된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는 2020년 2392건에서 2021년 3144건, 지난해 4347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데이트폭력은 특성상 가해자가 피해자의 집이나 직장, 가족 등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드러나지 않는 피해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연인 사이라는 특수한 관계 때문에 가해자가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할 수 있고, 피해자가 보복을 두려워해 신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피해자가 용기를 내 신고하더라도 실제 처벌이 미흡한 수준이어서 신고를 꺼리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지난 2021년 11월 부산 서구에서 20대 남성이 연인을 승용차에 감금한 채 11㎞를 운행하며 각종 협박을 일삼은 사건이 발생했다. 남성은 결국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이 내린 판결은 징역형 집행유예에 그쳤다.

당시 법원은 "피고인이 아무런 처벌 전력이 없는 20대 초반의 초범으로 반성하는 점, 피고인의 부모가 선도를 다짐한 점, 피해자의 아버지를 통해 사과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법무법인 온세상 김재련 변호사는 "데이트폭력 특성상 가해자 연령대가 중장년층보다는 20~30대 청년인 경우가 많다"며 "법원 판결 시 징역형을 선고하면 직장을 잃게 된다는 등 가해자의 장래를 염려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느끼는 불안이 굉장히 심각한 수준임에도 사건 발생 초기에 관련 전문가가 개입해 가해자와 강제로 분리하는 등의 조치가 아직은 미흡하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도 형량이 실정을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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