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실세장관'으로 불리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이 8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소추가 이뤄진 것은 75년 헌정사상 처음이다. 야당이 든 탄핵 사유는 핼러윈 참사에 대한 대응 부실 책임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입구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참사 후 야당이 이 장관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결의하기도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했고 결국 국회의 탄핵안 가결로 이어졌다.
탄핵안이 가결됨에 따라 이 장관의 직무는 바로 정지됐고 최종 헌법재판소가 탄핵 심판을 하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고등학교(충암고)와 서울대 법대 직속 후배인 이 장관은 작년 5월 취임했다. 윤 정부 초기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실세장관'이라는 세간의 평이 많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 후 이동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작년 핼러윈 참사 발생 후 이 장관은 숱한 논란을 일으키며 줄곧 야당의 거센 사퇴압박을 받아왔다.
국회의 국정조사가 끝나고 경찰의 수사결과와 정부의 새로운 재난안전대책 등이 발표되면 이 장관이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장관 인사는 없었다.
거듭된 사퇴 압박을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버텨온 이 장관은 최근에는 미국 재난대응 시스템을 둘러보고 오는 등 재난총괄 부처 수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해 왔다.
이 장관은 10.29 핼러윈 참사 후 논란의 중심에 선 적이 많았다.
참사에 대해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였다"고 한 것과 "누군들 폼나게 사표 던지고 이 상황서 벗어나고 싶지 않겠나"라고 발언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참사원인을 예단하지 말자거나 사태 수습이 우선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의 말이라고 해명하고 유감을 표명했지만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상민 장관은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뒤 "국민께 심려를 끼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 장관은 그러면서도 "국회에 위임한 권한은 그 취지에 맞게 행사돼야 한다"며 탄핵안 가결에 동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장관은 또 "초유의 사태가 가져올 국민안전 공백 사태가 최소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행정안전부는 국민께서 맡겨주신 업무를 흔들림 없이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성실히 임해 빠른 시일 내에 행안부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56차 중앙통합방위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이 장관의 직무가 정지됨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즉각 정통관료 출신인 한창섭 차관 체제로 전환됐다.
행안부는 장관의 직무가 정지됐지만 업무 공백이나 내부 혼란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조만간 더 무게감 있는 정치인 출신 차관을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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