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황제로 군림했던 빅토르 안이 최근 불거진 성남시청 지원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최근 성남시청 빙상팀 지도자 지원 논란의 중심에 섰던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38·한국명 안현수)이 올림픽 등 국제 대회 포상 연금에 대해 해명했다 .
빅토르 안은 7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모두가 힘든 시기에 시끄러운 이슈로 이름이 오르게 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동안) 궁금해 하시는 부분들을 답변드리지 못한 이유는 채용 과정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자칫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발표가 난 후 말씀을 드리려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2011년 러시아 귀화와 연금 일시불 수령 과정, 연금 전액 기부 사실을 전했다. 한국빙상지도자연맹이라는 단체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연맹은 빅토르 안이 성남시청 지도자 공모에 지원하자 "한국 국적을 버리고 러시아로 귀화했을 당시 매국 논란이 일자 '이중 국적이 가능할 줄 알았다'고 해명했지만 귀화 직전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 간 사실이 추후 드러났다"면서 "이중 국적이 안 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 간 뒤 몰랐던 척했던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일단 빅토르 안은 "2011년 6월 러시아로 출국했고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님과 향후 훈련 계획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러시아 소속 러시아-호주 이중 국적 선수인 타티아나 보루롤리나의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이에 이중국적이 가능한 줄 알고 알아본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난 그 선수처럼 특별 사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고 고민 끝에 7월에 귀화 결정을 한 것"이라면서 "수령한 일시금은 돌려드리는 게 맞는다고 판단해 심장 수술이 필요한 아이와 재활 및 치료가 필요한 후배 선수에게 전액 기부했다"고 밝혔다.
또 빅토르 안은 "그런데 8월에 러시아발 기사로 귀화 절차가 알려지면서 한국에선 연금을 7월에 먼저 수령하고 8월에 귀화를 결정한 것처럼 잘못 알려졌다"면서 "귀화가 알려진 것은 8월이지만 7월에 모든 것을 결정하고 절차대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30년간 오롯이 운동만 하며 살아왔고 성격상 제 목소리를 내는 게 어려운 일"이라면서 "그 결과 사실이 아닌 부분들이 마치 사실처럼 비쳤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빅토르 안은 "귀화 후에 언론에 서는 것이 조심스러웠고 운동에만 전념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면서 "앞으로도 어떠한 이유에서든 귀화를 선택해 받아야 하는 국민들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할 것이며 이런 오해들은 쌓이지 않도록 최대한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빅토르 안은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쇼트트랙 3관왕을 달성하며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다 부상으로 한국 국가대표에 선발되지 못하자 2011년 러시아에 귀화해 소치올림픽에서 다시 3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는 중국 대표팀 코치로 활동했다. 지난해 말 성남시청 코치 모집에 김선태 전 중국 대표팀 감독과 지원했는데 한국빙상지도자연맹이 이들을 비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최민정 등 성남시청 소속 선수들이 '투명하게 코치를 선발해 달라'고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사태가 더 커졌다. 지도자연맹은 성남시청 코치 공모에 지원한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여 대표는 예전 국제 대회에서 음주 파문으로 징계를 받았다. 지도자연맹 장광덕 회장은 여 대표와 젊은빙상인연대에서 함께 활동한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성남시청은 빙상팀 지도자를 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결과가 나오자 빅토르 안도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해명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