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국회추모제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당론으로 추진할지 여부 등에 대해 6일 결론을 내린다. 대정부 장외투쟁과 핼러윈 참사 100일 추모제를 거치며 강경한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일부 신중론은 여전한 분위기다.
주말 여론 확인해보니…"대부분 탄핵 강행 의견"
한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주말 동안 주변 의원들 몇 분의 의견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 탄핵을 강행해야 한다는 분위기"면서도 "다만 일부 의원이 신중론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어 의원총회 결과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일 의원총회가 열렸지만 탄핵 추진 관련 의견을 최종 수렴하지 못해 이날 오전 10시30분으로 밀렸다.
특히 주말 동안 정부에 날을 세우는 일정이 이어지면서 당내에는 탄핵 강행론이 더욱 힘을 받는 모양새다. 6년 만에 나선 장외투쟁에는 '친명계(친이재명계)' 뿐만 아니라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까지 참석해 단일대오로 윤석열 정부를 규탄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연단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과 이상민 장관 문책을 약속했다. 핼러윈 참사 100일 추모제에서는 희생자의 넋을 달래면서도 이 장관에 대한 책임론이 다시 대두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윤창원 기자일부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도 주말을 전후해 이 장관 탄핵에 힘을 실었다. 3선 김민석 의원은 5일 SNS를 통해 "책임회피와 유족의 아픔이 도를 넘었다. 책임이 분명하니 탄핵해야 하고 탄핵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다"라며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국민과 역사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주 의원도 추모제 참석 전 SNS에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피맺힌 절규에 응답하는 것"이라며 "이 장관 탄핵안을 발의하는 것은 책임회피에 급급한 정부에게 책임을 묻는 일"이라고 썼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4일 "의원총회에서 탄핵 근거에 대한 판단이 자의적이고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되면 역풍이 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도대체 누가 이런 발언을 했나"라며 "부결 역풍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159명의 국민이 참사를 당해도 장관 하나 쫓아내지 못하는 야당의 무기력과 약속위반 때문에 불 역풍을 걱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선 김한규 의원도 3일 "설사 헌재에서 탄핵 기각이 될 가능성이 있어도 사유가 있다고 믿으면 진행하는 게 국회의 역할"이라며 "이태원 참사에 대해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에서 정치적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중론도 여전…'발의자가 소추위원으로' 개정 추진 의견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난방비 폭탄' 민주당 지방정부 대책 발표회에서 참석자들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그러나 탄핵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민주당에서 이 장관에 대해 문제 삼고 있는 재난안전기본법 위반 등이 탄핵 사유로 인정될 수 있는지 장담하기 어려운데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인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이 소추위원을 맡게 되기 때문이다. 탄핵이 불발될 경우 당이 감내해야 할 후폭풍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친명계 정성호 의원도 라디오에서 "탄핵은 최후의 수단인데 적절한 시점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며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결론이 난다는 보장도 없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면죄부를 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탄핵 추진을 당론이 아닌 지도부에 일임해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거나, 소추위원을 법사위원장이 아닌 법안 발의자가 맡도록 하는 법 개정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등의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수도권 지역구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처럼 결집 분위기가 형성된 이상 탄핵 추진은 시간문제로 보인다"면서도 "앞으로의 상황에 대한 보완책이나 출구전략도 함께 제시돼야 신중론을 펴는 의원들을 설득하며 안고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