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지하철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애인 예산 확충을 요구하면서 펼쳤던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오는 13일까지 멈추겠다고 밝히고 있다. 황진환 기자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지하철 리프트 추락참사' 등에 대한 사과와 장애인 권리 보장을 촉구했다.
아울러 오는 13일까지 지하철 선전전을 중단하고 향후 정치권, 시민단체 등과 '공동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혀 향후 서울시 측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전장연은 3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혜화역 승강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2일) 실시된 오세훈 서울시장과 면담 결과와 향후 계획을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오 시장과 면담을 두고 "(오 시장은) 공식적으로 다시 철도법을 언급하면서 지하철 투쟁이 중죄에 해당한다고 얘기했다"며 "공식적으로 협박한 자리에 대해서 매우 유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전날인 2일 오 시장과 전장연 박경석 대표는 서울시청에서 면담을 가졌지만, 지하철 선전전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고 이제 더 이상 지하철을 세우거나 지연시키는 일이 없도록 시위를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반면 전장연 측은 장애인 이동권 문제와 탈시설 자립 문제 해결을 재차 요구했다. 면담 이후 박 대표는 "면담 내용에 대해 평가한 뒤 내일 오전 8시 혜화역 시위를 앞두고 지하철 선전 재개 여부를 발표하겠다"며 자리를 떠났다.
전장연은 3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대화에 대한 전장연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양형욱 기자
박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단체 측 요구사항 이행을 재차 촉구했다.
전장연은 오 시장의 '지하철 리프트 추락참사'와 '엘리베이터 100% 설치 약속 미이행'에 대한 사과, 기획재정부(기재부)의 장애인권리예산 반영 촉구, '탈시설 가이드라인' 권고에 대한 UN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과 초청간담회 추진, 24년 서울시 장애인권리예산 검토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전장연은 오는 13일까지 지하철 선전전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사회적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함께 나서겠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지하철 선전전 재개를 유보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박 대표는 향후 서울교통공사 노조 등 노동조합, 시만단체, 종교단체 측과 연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3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열린 전장연 기자회견에서 김정하 활동가의 발언 장면이다. 양형욱 기자단체는 오는 13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재차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오이도역 지하철 리프트 추락참사' 이후 22년간 장애인 권리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단체는 2021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지하철 탑승 시위를 이어가며, 지난해 정부에 장애인 권리예산 1조 3천억 원 증액을 요청한 바 있다.
단체는 기재부가 이번해 정부 예산안에서 요구안의 0.8%만 반영하자, 지난 1월 2일부터 지하철 선전전을 재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재개된 지하철 선전전을 두고 '무관용 원칙'을 내세우며 전장연 측과 날선 대립각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