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민심에 놀라 취약계층 지원하지만 요금 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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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국제시장에서 천연가스 가격 굉장히 높은 수준, 적자도 누적"
산업부, 가스공사 정확한 채무와 국내외 경제 상황 등 종합적으로 고려 3월에 결정
한국가스공사 한국 가스요금 주요국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며 인상 근거 제시

지난 2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가스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류영주 기자지난 2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가스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류영주 기자
설 연휴 난방비 민심에 놀란 정부가 취약계층에 대한 난방비 지원을 확대하겠다면서도 가스 등 에너지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대통령실 최상목 경제수석은 26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에너지바우처 확대와 가스요금 할인 등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난방비 지원 계획을 밝혔다.
 
취약계층 약 117만 가구에 대해 겨울철 에너지바우처 지원금액을 현재의 15.2만 원에서 30.4만 원으로 두 배 늘리고, 사회적배려대상자 160만 가구에 대한 가스요금 할인을 올 겨울에 한해 9천~3만 6천 원에서 1만 8천~7만 2천 원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 앞서서 대통령실이 서둘러 이같은 계획을 발표한 점을 보면 설 연휴를 거치며 형성된 난방비 민심이 심상치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 수석은 "어려운 대외여건에서 에너지 가격 현실화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정부는 이 과정에서 국민들의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최대한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이날 기획재정부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스요금 인상에 대한 질문에 대해 "국제시장에서 우리가 수입하는 천연가스 가격이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고 공기업 적자도 누적돼있다"고 답했다. 가스요금을 더 올릴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6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을 방문해 최근 주요 경제현안과 관련 출입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6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을 방문해 최근 주요 경제현안과 관련 출입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산업통상부 박일준 2차관도 이날 오후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지난해 말 기준 약 9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차기정부 출범 전인 2026년까지 이를 해결하려면 어느 정도 인상돼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요금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박 차관은 "지금 두 달 뒤의 상황을 미리 예견해 말하기는 조금 어렵다"면서도 "2분기 가스요금 인상안은 가스공사의 정확한 채무와 국내외 경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3월에 결정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시기가 문제일 뿐 인상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이날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 분석한 국가별 가스요금 자료를 내고 한국의 가스요금이 주요국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며 인상의 근거를 제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월 기준 한국의 가스요금은 메가줄(MJ)당 16.2원으로 미국 10.4원보다는 높았지만 영국 16.3원, 독일 23.4원, 프랑스 25.1원보다는 낮았다.

이어 지난해 5월 기준 한국이 18.0원일 때 미국 22.1원, 프랑스 41.7원, 독일 49.6원, 영국 51.9원이었고 지난해 10월에는 한국 22.2원 대비 미국 26.1원, 영국 43.0원, 프랑스 56.6원, 독일 83.7원이었다.
 
이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산업부는 한국의 가스요금이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일 뿐 아니라 요금 인상률도 그 폭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도시가스 업계 스스로의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을 다짐하기 위해 열린 '2023년 도시가스 신년 인사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도시가스 업계 스스로의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을 다짐하기 위해 열린 '2023년 도시가스 신년 인사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앞서 산업부는 올해 MJ당 8.4~10.4원 인상하겠다는 한국가스공사 경영정상화 방안을 지난해 국회에 보고했다. 지난해 주택용 기준 가스요금 인상분 5.47원과 비교하면 1.5·1.9배 더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또 산업부는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한국전력공사 경영정상화 방안에서 올해 전기요금을 kWh당 51.6원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겨울철 난방에 가스 뿐 아니라 전기장판, 전기히터 등이 쓰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역시 난방비 인상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시기가 문제일 뿐 가스와 전기 등 난방비 인상이 올해 안에 이루어질 전망이다. 내년 겨울에는 올해보다 더 비싼 난방비 청구서를 손에 쥐게 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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