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 백화점의 서러움? '개점휴업 논란' 대백프라자 내 샤넬화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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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연정 기자류연정 기자
대구 중구 대봉동 대백프라자 1층 샤넬화장품이 십여년 만에 영업을 중단한 가운데 계약 해지 과정을 둘러싼 양측의 진실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대백은 샤넬화장품이 일방적으로 매장을 철수했다고 주장한다. 25일 대백에 따르면 당초 계약 기간은 지난해 9월까지. 이후부터는 연장 협의를 하기로 했고 양 측은 지난해 12월 말까지로 한 차례 계약을 연장했다. 이후 계약 완료 시기가 임박했을 즈음 샤넬화장품 임원이 대백을 찾았고 양 측은 또다시 2개월 영업 연장에 협의했다.

하지만 샤넬화장품 측은 그 직후 돌연 매장 철수를 통보했고 상품과 매대는 그대로 둔 채 매장 운영을 중단했다.

대백 입장에선 수요가 높은 샤넬화장품 매장이 영업을 중단해 고객 편의에 문제가 생기는 것도 문제지만, 정상 영업 중인 백화점 1층에 검은 천으로 덮인 '유령 매장'이 자리하고 있는 것도 골칫거리다. 고객들의 쇼핑 분위기를 해칠 우려가 크고 해당 공간을 활용하지 못하고 덩그러니 남겨놓음으로써 발생하는 손해도 상당하다.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입점 브랜드는 영업 종료 3~6개월 전 백화점 측에게 알려주는 것이 관례다. 철수 매장 자리에 어떤 브랜드를 입점할 지 계획을 세우고 서둘러 '빈 틈'을 메우는 것이 백화점 입장에선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백은 지난 2015년 샤넬화장품 매장 인테리어 공사비 전액을 지원했고 지난해 말에는 직원 인건비 지원 등 각종 혜택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넬화장품이 일방 철수를 결정하자 대백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백은 사실 지난해부터 샤넬화장품이 매장을 태만하게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매장에 직원이 제대로 배치되지 않았고 전국적으로 진행하는 프로모션에서 대백프라자가 제외되기 시작했다는 것. 재고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에 제품이 부족해 팔지 못하는 경우도 자주 있었다고 한다. 대백에서 수 차례 '영업 안정화 요청'을 했지만 샤넬화장품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게 대백 측 주장이다.

아울러 대백과 매장 철수에 대한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해 말 샤넬화장품은 고객들에게 영업종료 문자를 보냈다.

대백 관계자는 "대백에서 샤넬화장품이 정상 영업을 할 때 1년 매출은 약 1억원 이상 수준으로 나쁘지 않았다. 결국 샤넬화장품이 매장 철수 명분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고의로 매출 실적을 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방적인 영업종료 문자 발송으로 대백프라자의 신뢰성과 이미지가 많이 손상됐다"고 덧붙였다.

대백은 "힘없는 지역 백화점이라는 이유로 오랜 기간 함께한 브랜드가 상생과 협력을 저버린 것"이라며 "대체 브랜드를 모색하는 중이지만 샤넬화장품과 계약 연장 협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샤넬코리아의 입장은 달랐다. 일단 계약 만료일을 오는 2월이 아닌 지난해 12월 말까지로 인식하고 있었고 특약매입거래계약대로 3주 전 대백에 영업 종료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샤넬코리아는 그동안 매장을 성실하게 운영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부인하며 "당사는 기업으로서 합법적인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윤리 규범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샤넬코리아는 "대백프라자와 한 계약 연장은 정상적인 운영이 목적이 아니라 파트너십의 원만한 종료를 위함임을 분명히 해왔고 대백프라자도 이에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계약 연장은 영업 종료를 준비하기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한 것으로, 이 기간 매장 운영에 차질이 있었던 점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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