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차기 당대표 지지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전 의원이 사실상 처음으로 다른 주자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다는 결과가 14일 공표됐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성인 중 국민의힘 지지층 515명에게 '차기 당대표로 누가 선출되는 것이 좋은지' 물었더니 김기현 의원이 32.5%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그동안 국민의힘 지지층 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렸던 나경원 전 의원은 26.9%로 2위에 머물렀다. 두 주자 간 지지율 차이는 5.6%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 안쪽이었다.
안철수 의원은 18.5%로 3위, 그리고 유승민 전 의원(10.4%), 윤상현 의원(1.6%)이 각각 뒤를 이었다. '기타 인물'은 6.7%, '잘 모르겠다'라는 답은 3.5%였다.
사진=리얼미터 제공김기현 의원의 지지세는 윤석열 대통령 적극 지지층에서 더 거센 모습이다. 대통령 국정운영에 '매우 잘한다'라고 평가한 응답자를 따로 뗐을 때 김 의원 지지는 43.3%로 크게 올랐다. 이 경우 나경원 전 의원은 26.0%, 안철수 의원은 16.9% 순이었다.
'당선 가능성'으로 물었을 때도 김기현 의원이라는 응답이 35.2%, 1위를 차지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29.4%, 안철수 의원 15.8%, 유승민 전 의원 6.3%, 윤상현 의원은 4.8%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리얼미터 조사를 두고 나경원 전 의원 측에서 공정성 문제를 제기한 터라 일정 기간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박종희 전 의원은 결과 발표 하루 전인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불순한 의도가 이 여론조사에 개입됐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며 "그런 의도가 있었다면 당내 민주주의는 송두리째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의원은 이날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한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가 "김기현 의원의 상승이 만만치가 않다. 지지율이 많이 올랐거나 역전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 데 대해 "여론조사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었다는 고백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나경원 전 의원이 여권의 전방위 압박 속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하던 12~13일 이틀 동안 이뤄졌다. 무선(97%)·유선(3%)을 혼합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이었다.
전국 성인 1250명(이중 국민의힘 지지층은 515명)이 응답을 마쳐 응답률 3.7%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포인트(국민의힘 지지층은 ±4.3%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