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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방송 비밀번호 해제 '수수께끼', 원격 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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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 담당 공무원, "현장 기판 교체했다 들어"
마을 이장, "장비 수리 다녀간 외부인 보지 못해"
'원격 제어 방식' 비밀번호 해제 가능성
A업체 서면 인터뷰, "설정 해제는 현장 원칙" 주장

고창군 마을 회관에 설치된 A업체 재난예경보 송수신장비. 김용완 기자고창군 마을 회관에 설치된 A업체 재난예경보 송수신장비. 김용완 기자
전라북도 일부 시군의 재난예경보시설이 전라북도 시스템과 호환에 실패해 난관에 봉착한 가운데 고창군이 유일하게 재난방송 장비를 연계하는데 성공했다.

A업체 팀장이 무상보수유지 기간 현장에서 기판을 교체했다는 것인데 이를 두고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현장을 방문했다는 근거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호환성공 방법을 묻는 기자에게 고창군 재난관리팀 담당 직원은 "A업체 K팀장이 자신에게 기판을 교체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고창군 담당 직원은 현장 작업 여부에 대해서는 "A팀장과 함께 현장에 출장간 적이 없어 사실 여부는 모른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 마을 이장을 통해서 사실 여부를 확인한 결과 장비 수리를 위해 연락이 오거나 다녀간 적이 없다는 것이 공통된 답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을 회관이나 경로당에 마을 이장이 항상 상주하지 않기 때문에 뭐라 단정짓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취재 기자가 지난해 11월 하순 고창 지역 관련 마을 3곳을 방문해 마을 이장에게 물어본 결과 모두 "누가 와서 장비를 수리하고 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고창군 주곡마을 회관. 카카오맵 캡처고창군 주곡마을 회관. 카카오맵 캡처
특히 고창읍 주곡마을 이장은 "방송장비실에 잠금 장치를 해놓고 자신이 열쇠를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인이 함부로 접근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현장에서 부품을 교체해 비밀번호 인증을 풀었다는 주장에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CBS노컷뉴스가 A업체 직원과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 했지만 회사 측은 "K팀장이 퇴사했다"고 밝혔고 통화를 원한다며 연락처를 남겼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A업체 측은 대신 서면 인터뷰에서 "설정 해제는 현장이 원칙"이며 "K팀장이 무상유지보수 기간 '전화방송난수보안인증방식'을 해제하고 현장의 방송이 원활하게 송출된 것을 확인했다"는 답변을 전달했다.

"현장의 방송이 원활하게 송출된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 현장 방문 수리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지만 답은 거기까지이다.

현장 방문이 아닌 원격으로 비밀번호 인증을 해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도 현장을 방문했다는 정황 증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호환불가 상태였던 고창군 재난방송 송수신장비가 원격으로 문제를 풀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전북 5개 시군 185개 재난방송 장비의 호환도 시간이나 경제적 비용에 구애받지 않고 쉽게 해결할 있다는 점에서 비밀번호 원격 해제 여부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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