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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위성사진' 공개한 北…내년 4월 정찰위성 대대적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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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북한, 어제 MRBM 두고 '정찰위성 개발 위한 최종단계 시험' 발표
해상도 20m 카메라로 '서울과 인천' 찍었다는 사진 공개
전문가들 평가는 "조악하다"지만, '눈' 생긴다는 점은 사실
로켓은 새로운 것 등장, 스커드 또는 노동 미사일에 가까워
軍 "MRBM 평가 변함없다"…사실 탄도미사일·로켓은 기술 공유
"내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 끝낼 것"
4월 15일 북한 최대 명절 '태양절'…성공하면 대대적 선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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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18일 발사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2발을 두고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단계의 중요시험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서울과 인천을 상공에서 찍었다는 사진까지 공개했다.

북한이 발표한 대로라면 성능 자체는 군사적으로 쓰기엔 조악해 보이지만, 북한에 한미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 '눈'이 생긴다는 점에서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 더욱이 정찰위성은 내부 선전에 활용하기 좋은 소재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북한 '20m 해상도'로 서울·인천 촬영…전문가들 "조악하다"면서도 "눈 생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우주개발국은 12월 18일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단계의 중요시험을 진행하였다"며 "국가우주개발국 대변인은 이번 중요시험이 위성촬영 및 자료전송계통과 지상관제체계의 능력을 평가하는데 기본목적을 두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시험은 20m 분해능(해상도)시험용 전색촬영기 1대와 다스펙트르 촬영기 2대, 영상 송신기와 각 대역의 송수신기들, 조종장치와 축전지 등을 설치한 위성시험품을 운반체에 탑재하여 고도 500km까지 고각발사시킨 후 우주환경을 모의한 최적한 환경에서 각종 촬영장비에 대한 촬영조종지령과 자세조종지령을 비롯한 지상관제의 믿음성을 확증하면서 자료전송장치들의 처리능력과 안전성 정도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였다고 하였다"고 전했다.

북한이 기사에서 공개한 사진은 서울과 인천의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서울을 찍었다는 사진에서는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 삼각지 일대의 모습도 찍혀 있다. 다만 해상도가 높지는 않으며, 이 사진들이 정말 해당 위성(또는 미사일)로 촬영됐는지도 확실히 알 수는 없다.

한국항공대 장영근 교수는 "해상도 20m는 위성용 전자광학 카메라에서는 상당히 낮은 수준의 해상도로, 군사용으로 활용하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북한이 발표한 서울 및 인천 지역의 영상은 미사일의 비행 중에 위성체를 서울 방향으로 기울여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 경우 해상도는 20m 보다도 열악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전자공학기술과 광학기술 등이 뒤떨어지며 최신 부품을 구하기 어렵다는 북한 체제 특성상 군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수준까지는 아닌 셈이다. 장 교수는 "공개된 항목을 볼 때 북한의 위성기술 수준은 10여년 전 광명성 3·4호 수준에서 크게 진전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세계 각국의 위성기술 수준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데, 우주용 구성품을 구할 수 없고 전자부품 및 소재 기술이 제한적인 북한의 입장에서는 위성기술의 신속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의견도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선임연구위원은 "요즘은 상업용 위성 시장에서도 2~3m 정도 해상도는 구할 수 있지만, 진짜 위성 발사가 아니라 시험용 발사에 고가의 위성을 올릴 이유는 없다"며 "나중에 위성을 발사할 때 관제 등을 테스트하기 위해 자세 제어, 카메라 제어 및 촬영, 원격 신호 송수신(텔레메트리) 등을 시험하는 데 주력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20m는 농산물 작황이나 산림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정도 성능이지만, 해군 함정 또는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이 전개되는 것은 그 정도 위성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며 "한국은 물론 자국의 교통 상황이나 농산물 생산 상황 등을 알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軍 "미사일로 보고 있다"지만, 우주발사체와 미사일은 원래 기술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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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성'의 운반체(vehicle), 즉 탄도미사일도 조금은 새로운 것이 등장했다. 다만 완전히 새롭지는 않다.
 
장영근 교수는 "크기와 형상을 보면 스커드-ER(화성-9형, 구 소련제 스커드 미사일의 사거리 연장형)에 가깝다"며 근거로 "직경이 길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고 날개가 작으며, 화염 색을 보면 적연질산(RFNA)을 포함하는 액체연료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합동참모본부가 발표한 비행거리 500km, 북한이 발표한 고도 500km의 궤적으로는 노동 미사일(화성-7형, 스커드를 기반으로 북한이 자체개발한 MRBM)과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이춘근 선임연구위원도 "처음 보는 형태이긴 하지만 노동 미사일의 발전형 같기는 하다"며 비슷하게 설명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우리 군은 오늘(18일) 오전 11시 13분쯤부터 12시 5분쯤까지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로 발사한 MRBM 2발을 포착했다"며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되어 약 500km 가까이 비행 뒤 동해상에 탄착하였으며, 한미 정보당국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동향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김준락 공보실장(육군대령)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북한 공개보도에 대해서 일일이 우리가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진 않다"면서도 "탐지된 제원을 바탕으로 북한이 어제 발사한 것은 MRBM이라는 한미 정보당국의 평가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논란은 2016년 2월 광명성 로켓 발사 당시에도 비슷하게 벌어졌는데, 북한은 우주발사체라고 주장했고 한미일은 미사일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액체연료 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는 1단 추진체 기술이 거의 같다. 끝에 탄두가 들어가느냐, 혹은 인공위성과 함께 위치 제어를 위한 조그만 로켓 등이 들어가느냐 같은 차이는 있다. 로켓을 만든 뒤 그 본체를 그대로 미사일로 사용한 경우도 많은데, 1957년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쏴 올린 소련의 R-7 ICBM이 대표적이다.

지난 2월 27일과 3월 5일에도 북한은 MRBM을 여러 차례 발사한 뒤, 관영매체를 통해 '정찰위성 개발계획에 따른 중요 시험'이라고 주장했었다. 한미 정보당국은 이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발사를 빙자해 화성-17형 ICBM을 발사한 것이라고 결론내렸던 바 있다. 하지만 사실 화성-17형도 위성발사체로 쓸 수 있다. 전형적인 액체연료 탄도미사일이기 때문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이상민 북한군사연구실장(육군대령)은 16일 오후 열린 북한군사포럼 '북한 전략환경평가와 핵 위협 전망'에서 "오늘 고체추진 엔진시험을 했다고 발표했으니 결국 러시아 토폴-M이나 중국 DF-31A처럼 고체추진 ICBM을 개발하고, 화성-15형과 17형은 우주발사체 또는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를 공격할 용도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4월까지 정찰위성 1호기 준비 끝"…내년 4월 北 최대 명절 '김일성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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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노동신문은 "국가우주개발국은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발표하였다"며 "중요시험결과는 즉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에 보고되었다"고 보도했다.

하필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발표한 점에 대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4월 15일에 있는 북한 최대 명절인 태양절, 즉 김일성 주석의 생일 때문이다.

그러잖아도 북한은 지난해 초 8차 노동당 대회에서 "군사정찰위성 설계를 완성했다"며 "가까운 기간 내에 군사정찰위성을 운용하여 정찰정보 수집능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만약 이 때 위성 발사에 성공한다면, 북한은 태양절을 경축하면서 내부 선전에 써먹을 또 하나의 소재가 생기는 셈이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최근 노동신문에서 10년 전 광명성 3호 발사(2012년 12월 12일)를 자화자찬하면서 '인공위성 강국'을 내세울 때 예고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발표한 점 등을 고려하면, 4월 15일에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해 성공할 경우 이를 대대적으로 축하하는 이벤트를 연출하면서 인공위성 강국 담론 확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북한의 의도는 대내외 정세와 무관하게, 일관되게 자신들이 정해놓은 일정에 따라 당 대회에서 결정한 전략전술무기체계의 개발계획과 더불어 국가우주개발계획 등을 치밀하고도 체계적으로 완수하려는 것으로 판명된 것"이라며 "북한의 전략전술적 군사행동을 그때그때의 정치적 이벤트, 즉 인권·제재·주적 공세 등에 따른 단순한 기계적 반발로 해석하면 안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실질적인 쓸모가 얼마나 있는지를 떠나 북한 최초의 군사정찰위성이 궤도에 오른다면 매번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주요 국방과업 성과'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북한대학원대 양무진 교수도 "지난 2월 27일, 3월 5일 보도 때보다 위성발사 목적이 구체적이고 '최종관문공정을 거친 것'으로 평가했다"며 "내년 4월 김일성 생일을 맞아 정찰위성을 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기를 특정하긴 어렵지만 내년 정치일정과 연계해서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에 대해서 한미 정보당국이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던 바 있다.

이는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가 민간 상업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사진을 근거로 평양 남쪽 미림비행장에서 수천명의 군인들이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한 직후다. 다만 군 당국은 열병식 준비가 아직 초기 단계로 병력 위주이기 때문에 대형 전략무기까지 동원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해졌다.

내년은 북한이 성대하게 기념하는 정주년(5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 아니긴 하지만, 만약 열병식을 태양절 때 진행한다면 이 때 정찰위성까지 발사하면서 대대적인 선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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