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최근 세종시의 한 고교에서 실시된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에서 일부 학생이 교사에게 성희롱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교원단체들이 5일 '교원평가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2010년부터 초등학교 4학년생~고등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해 온 교원평가는 교원들의 학습·지도 등에 대해 학생·학부모의 만족도를 익명으로 객관식(1~5점)·서술식 평가를 통해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서울교사노조 등에 따르면, 세종의 한 고등학교 학생은 서술식 교원평가 과정에서 교사의 신체 부위를 비하하며 성희롱하는 발언을 했다. 올해 교원평가는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됐다.
전교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사례의 책임은 교원평가를 무책임하게 방치한 교육 당국에 있다"며 "교원평가는 '교원전문성 향상'이라는 취지로 시행됐지만 교원전문성은 높이지 못하고 교사들에게 자괴감만 주고 있는 만큼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사노조는 "교원평가는 교원의 능력 개발이라는 애초의 실시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지 못하고, 교사의 사기를 저하하는 역작용이 더 큰 불합리한 제도임이 확인됐다"며 "폐지하거나,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폐지나 재설계에 시간이 소요된다면, 온라인 교권 침해와 성희롱의 장으로 변질된 자유서술식 평가 문항부터라도 당장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교원들이 피해를 입는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향후 서술형 문항 필터링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개선해 이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술형 문항 답변에 대해서는 욕설, 성희롱 등 금칙어가 포함된 경우 답변 전체가 교원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필터링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특수기호를 추가하는 등 금칙어를 변형해 우회 저장하는 경우 필터링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전반적으로 검토해, 지금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교원평가는 교사의 전문성 신장이나 신뢰 제고에 기여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서술형 평가 등 학생의 교원평가 폐지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세종시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해당 학교 측에서 경찰에 신고했고 관련 사안에 대해 경찰이 조사할 예정"이라며 "교육청은 피해 교원에 대한 심리 치료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