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전에서 드리블 하는 리오넬 메시. 연합뉴스멕시코의 유명 복서 카넬로 알바레즈가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의 간판 스타 리오넬 메시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사연은 이렇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7일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멕시코를 2-0으로 눌렀다. 경기 후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영상이 공개됐는데 메시가 신발을 벗는 과정에서 바닥에 놓인 멕시코 유니폼을 발로 밀어내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이 영상을 본 알바레즈는 자신의 SNS에 "메시가 우리 유니폼과 국기로 바닥을 닦는 모습을 봤는가"라며 "메시는 내가 그를 찾지 않도록 신에게 기도를 해야 할 것이다. 내가 아르헨티나를 존중하는 것처럼 그도 멕시코를 존중해야 한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하지만 알바레즈의 분노는 공감을 얻지 못했다.
멕시코 대표팀의 안드레스 과르다도가 메시를 옹호하고 나섰다.
그는 "나는 메시가 어떤 사람인지 안다. 아마도 카넬로는 경기 후 라커룸이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 것 같다. 땀에 젖은 옷을 바닥에 놓고 가면 그 옷은 세탁소로 가게 된다. 그 멕시코 유니폼은 내 유니폼이다. 메시와 바꿔 입었다. 우리 대표팀은 그 상황을 전혀 심각하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축구 스타였던 세르지오 아게로 역시 카넬로에게 "문제를 만들지마"라는 SNS 공개 메시지를 보내며 "당신은 축구를 모르고 라커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모른다. 바닥에 놓인 옷은 빨래통으로 간다. 메시는 그저 실수로 건드렸을 뿐"이라고 적었다.
아르헨티나 국적의 UFC 파이터 산티아고 폰지니비오는 알바레즈의 도발에 맞서 메시를 보호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만약 싸움을 하고 싶은 것이라면 난 준비가 돼 있다. 메시는 내버려둬라. 메시를 건드는 건 아르헨티나 국민 전부를 건드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며칠이 지나 알바레즈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사과 메시지를 남겼다.
알바레즈는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에 "멕시코에 대한 사랑과 열정 때문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그런 표현을 했던 것에 대해 메시와 아르헨티아인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는 매일 뭔가를 배우며 살고 있고 이번에는 내가 배울 차례"라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모두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라고 끝까지 멕시코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바레즈의 바람과 달리 멕시코는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시간으로 1일 카타르에서 열린 C조 최종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1로 꺾었고 2위 경쟁팀 폴란드는 아르헨티나에 0-2로 졌지만 골득실 1개 차로 폴란드에게 2위 자리를 내줬다. 아르헨티나는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멕시코는 1994년 미국월드컵부터 시작한 7회 연속 16강 진출의 역사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