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지속되는데 떨어지는 성장률…내년도 서민 삶 '팍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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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한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1.7%로 0.4%p 하향…주요기관들 1%대 전망
경기 악화에 법인세 깍아줘도 "투자·고용 어렵다"는 대기업들
고용 정체에 고물가·고금리 이어지며 주머니 열기 더 어려워지는 서민들
전문가들 "불확실성에 투자 쉽지 않아…기초체력 키우며 안정성 있는 중장기 정책 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24일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1.7%를 내놓으면서 국내·외 주요 기관의 전망치가 사실상 1%대로 접어들었다.
 
물가 상승률 전망도 기존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3%대의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고금리·고물가에 경기침체가 더해져 서민들의 생활이 더욱 팍팍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 1.7%로 0.4%p↓…주요 기관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치


한국은행은 24일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로 수정했다.
 
올해 성장률은 지난 8월과 같이 2.6%를 유지한 반면, 내년도 성장률은 2.1%에서 1.7%로 0.4%p나 하향한 것이다.
 
하향 조정의 배경은 역대 최대치를 향해 가고 있는 무역적자 심화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잠시 살아났던 소비심리의 재위축이다.
 
이같은 최근 경제 상황의 추이는 한은에 앞서 전망치를 수정한 다른 주요 기관들의 판단에도 동일한 영향을 미쳤다.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국제통화기금(IMF)은 각각 2.3%와 2.0%로 2%대를 전망했는데,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 1.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8%, 한국개발연구원(KDI) 1.8% 등 다른 기관들은 이보다 더 나아간 1%대로 수정치를 낮췄다.
 
한은은 그 중에서도 가장 낮은 1.7%를 제시하며 경기침체 수준에 가까운 성장 둔화를 전망했다.
 

코로나·글로벌금융위기 제외 가장 낮은 성장률…기업들 "투자·고용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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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 발발로 -0.7%라는 충격적인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2020년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의 0.8%를 제외하면 21세기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2020년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경기가 동시에 위축된 기저효과 탓에 2021년 성장률이 4.1%까지 높아졌던 점을 고려하면 1%대 성장은 체감적으로 더욱 심각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같은 성장 둔화는 이미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세재정연구원의 최근 조세재정브리프에 따르면 정부가 법인세를 깎아줄 경우 투자나 고용을 늘릴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기업 응답자의 29.2%만 '늘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등 대외 요인과 더불어 그간 수출 효자종목이던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부진으로 인해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치를 향해가는 등, 경기가 둔화를 넘어서서 침체로 향하고 있는 상황인 탓에 세금이 줄어들더라도 쉽게 투자·고용을 결심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성대 김상봉 경제학부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경기가 안 좋은 데 대기업이라고 무슨 투자를 할 수 있겠느냐"며 "내수 부진이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한 만큼 법인세 인하로는 이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용 정체인데 고물가는 지속…2008년 이후 가장 높은 3.6% 전망


고용률이 지난 6월 이후 62%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정체된 상황에서 고물가와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서민들의 지갑 사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한은이 이날 제시한 내년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3.6%다.
 
지난 8월의 3.7%보다는 낮아졌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의 4.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미 올해 들어 지난 7월 6.3%, 8월 5.7%, 9월 5.6%, 10월 5.7% 등 5~6%대 상승률을 기록했음에도, 올해 물가지수를 기반으로 산출되는 내년 상승률이 3%대 중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내년에도 장바구니를 비롯한 실질적인 물가 상승이 상당할 것이라는 의미다.
 

경기악화·고물가에 고금리까지…서민 경제 팍팍해지지만 단기 묘수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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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지속 또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가 관리, 미국과의 금리역전 등을 고려해 이날 0.25%p 인상을 비롯해 한은이 6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탓에 대출이 있는 가계에는 이자 부담이 더 커지게 됐다.
 
한은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기준금리를 따라 0.25%p 오르면 전체 가계 대출 이자는 약 3조3천억원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8월부터 오른 기준금리 2.75%p를 시중은행 대출금리에 적용하면 1년 3개월 동안 늘어난 이자가 무려 36조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경기악화와 고물가로 좁아진 서민들의 주머니 입구가 이자 부담으로 더욱 닫히게 되는 셈이다.
 
연세대 성태윤 경제학부 교수는 통화에서 "현재 경기 부진이 진행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에 의한 실질 구매력 감소 역시 함께 나타나고 있어서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일자리 위험이 커진 데다 물가 상승에 따른 어려움까지 겪고 있다"며 "이러한 어려움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경기악화에 대·내외의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탓에 단기간에 경기를 부양할 정책이 나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KDI 관계자는 통화에서 "저성장에 대한 얘기가 논의되고 있다는 이유로 그것에만 초점을 맞추며 단기적으로 정책을 맞추면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할 수밖에 없다"며 "중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지속해서 추진해 나가야 경제 주체들에게 과도한 혼란을 야기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봉 교수는 "장기적으로 성장이 우려되는 시기에는 계속해서 기초체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그간 한국의 기초체력은 반도체와 제조업이었다"며 "이제는 물가를 잡으면서, 산업 구조조정, 이들 이외의 키워나갈 업종들을 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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