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성17형 이어 ICBM 부대 공식화…고강도 대미압박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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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최선희 외무상 먼저 움직여…하루 뒤 화성17형 고각발사
재진입·다탄두 기술난제에도 美 타격 사거리 확보
한미일 정상회담 반발 시험발사로 고강도 대미압박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 공식화도 대미압박 일환
핵무력 완성 5주년 29일 추가 도발 가능성 높아
화성 17 정상 각도 발사로 '실전화' 주장 가능성
北 핵실험 시점 특정 못하나 분명한 수요 있는 듯

연합뉴스연합뉴스
북한 최선희 외무상이 17일 담화를 내며 먼저 움직였다. 최 외무상은 담화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비난하며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고, "미국은 반드시 후회하게 될 도박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외무상이 나선 것은 미국에 보낼 메시지가 있다는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고 나서 하루 뒤인 18일 북한은 신형 ICBM 화성17형을 고각발사로 쐈다. 북한이 대북 확장억제력를 대폭 강화하기로 한 한미일 정상회담에 반발해 미국을 향해 행동을 한 것이다.
 
북한의 발표에 따르면 최대 정점고도 6040.9㎞까지 상승해 거리 999.2㎞를 4135초(69분)간 비행한 뒤 예정수역에 탄착됐다. 고각발사가 아니라 40도 안팎의 정상 각도로 쐈다면 만 5천㎞를 넘는 사거리를 확보한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 권에 둔 셈이다. 
 
미국 본토 타격을 목표로 하는 북한의 ICBM 화성17형은 현재 대기권 재 진입과 다탄두 탑재 기술 확보 등 핵심 난제를 해결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ICBM 성공을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멀다. 
 
그럼에도 이번 시험 발사에서는 탄두분리가 이뤄졌고 비행 중 정상속도를 유지했다. 정상 각도로 쏠 경우 1만 5000km 이상을 날라 갈 수 있다는 기술적 근거를 확보한 것이다. 북한이 시험발사에서 사실상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다. 
 
북한의 행동에 미국도 반응했다. 존 커비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은 "북한이 직전에 발사한 미사일 자체가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매번 발사할 때마다 그것이 실패든 부분적 성공이든 북한은 배우며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진전 한다"고 말했다. 이것이 "우리가 우려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미국도 이번 발사에서 북한이 일정한 기술적 진전을 이뤘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연합뉴스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3월 화성 17형 시험 발사 시 공중폭발, 지난 3일 미사일의 정상궤도 이탈 등 적지 않은 실패를 거친 뒤 이번 고각 시험 발사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미국 타격을 위한 사거리 확보 등 대미 압박의 내용을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ICBM은 전략핵의 투발수단이다. 핵실험을 통한 핵탄두의 고도화 못지않게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군사 무기이다.
 
게다가 북한은 이번 화성 17형 시험발사에 이어 ICBM 부대의 존재를 공식화했다. 김 위원장은 시험 발사를 참관하는 자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들과 모든 전술핵운용부대들에서는 고도의 경각성을 가지고 훈련을 강화하여 임의의 정황과 시각에도 자기의 중대한 전략적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들'의 존재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략군 산하의 부대들로 관측된다. 북한이 ICBM 부대들의 존재를 공식화한 것 자체가 대미 압박의 일환이다. 북한의 '전술핵운용부대들'이 한반도 주변을 대상으로 한다면, ICBM 부대들은 결국 미국을 대상으로 한 부대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고강도 대미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침 오는 29일은 북한의 핵 무력 완성 5주년이 되는 날이다. 북한은 지난 2017년 6차 핵실험을 거쳐 11월 29일 화성 15형 시험 발사와 함께 정부 성명을 통해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때는 ICBM의 대기권 재 진입 기술과 핵무기 소형화·경량화 등을 보여주지 못한 반쪽짜리 핵 무력 완성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따라서 북한은 핵 무력 완성 5주년을 맞아 미국을 향해 보다 진전된 내용을 보여주는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이번 화성 17형 시험발사의 목적을 "무기체계의 신뢰성과 운용 믿음성을 검열"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검열'은 양산된 무기 중 하나를 골라 성능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전술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단거리탄도미사일 KN-23,24,25, 미국 괌 섬 기지 인근을 타격할 있는 중거리미사일 '화성 12형' 등에 대해 '검열', '검수 사격' 등의 표현을 쓰며 발사 훈련을 한 적이 많다.

ICBM에도 이런 과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오는 29일을 전후로 해 ICBM를 정상 각도로 발사하는 등 실전화의 증거를 제시하며 대미 압박의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번 시험 발사에서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조선로동당의 절대불변의 대적의지를 엄숙히 선언"했다고 한다. "적대세력들의 군사적 위협이 노골화되고 있는 위험천만한 정세는 압도적인 핵 억제력 제고의 실질적인 가속화를 더 긴절하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당과 정부의 초강경 보복의지를 똑똑히 보여 주어야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우리식의 주체전략 무기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런 표현들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분명한 수요를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언제라고 특정할 수 없지만 북한은 추가 핵실험의 경로로 밟아나갈 가능성이 높다. 다만 12월 중순으로 들어가면 연말 총화기간으로 접어들기 때문에 핵 실험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대미압박을 연내에 마무리하고 그 다음 해 국면전환에 나섰으나 2022년 상황은 당시의 대내외적인 조건과 판이하게 다르다. 북한의 다음 행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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