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기후 재앙 피해자인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기금 조성이 극적으로 합의됐다.
지난 6일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개막한 이번 총회는 지난 18일에 폐막 예정이었으나 기금 조성 등 주요 쟁점에 대한 당사국 간 견해차로 지난 20일까지 회의가 연장됐다.
이번 총회 최대 화두는 올해 처음 정식 의제로 채택된 손실과 피해 보상 문제였다.
지난 6월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55개국은 지난 20년 동안 발생한 기후 재앙으로 5250억 달러(약 705조 원) 상당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됐다.
일부 조사에서는 그 액수가 2030년까지 5800억 달러(약 77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총회에서 개도국들은 당장 기후 재앙 피해 구제를 위한 재원 마련을 촉구했다.
올해 국토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대홍수를 겪은 파키스탄과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물에 잠기기 시작한 카리브해와 남태평양 등 섬나라들이 특히,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손실과 피해 보상이 합의되면 막대한 보상 부담을 지게 되는 선진국들의 저항도 만만찮았다.
이런 상황에서 20일 손실과 피해 보상을 위한 기금 조성 등에 관한 원칙적 내용을 담은 '샤름 엘 셰이크 실행 계획'이 총회 합의문 성격으로 채택된 것이다.
합의문은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로 인한 엄청난 재무적 비용은 빚 부담을 늘리고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의 실현 가능성을 위축시켰다"고 진단했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손실과 피해에 대응하기 위한 재원 조달이 성사된 것을 환영한다"고 합의문은 강조했다.
연합뉴스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손실과 피해 보상 기금 합의를 "정의를 향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개도국 손실과 피해 보상을 위한 이번 기금 조성 합의에 대해 '역사적'이라는 찬사가 나오고 있지만, 전망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기금 조성에는 원칙적 합의가 이뤄졌지만, 개도국의 어떤 피해를 어느 시점부터 보상할지 그리고 누가 어떤 방식으로 보상금을 부담할지 등은 미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기금 조성과 운영 방식을 둘러싸고 향후 개도국과 선진국 간 격론과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벌써, 이번 합의문은 개도국 피해를 보상하는 데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린피스 독일 지부 마르틴 카이저는 "이번 합의는 거대하게 벌어진 상처 위에 붙인 작은 반창고와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