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시의 TBS에 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조례안이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연합뉴스정치적 편향 논란이 잦았던 TBS(서울교통방송)에 대해 국민의힘이 절대 다수석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의회가 2024년부터 서울시가 TBS에 대한 지원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TBS는 내년 말까지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안에, 서울시 예산 지원 없이 자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 중대 위기에 봉착했다.
TBS는 연간 예산 약 500억원 중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존하는 상황으로 올해는 320억원이 편성됐고 내년에는 232억원으로 책정됐다.
TBS의 역량과 방송광고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할 때 TBS가 서울시의 지원 중단 공백을 메우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서울시와 방송계 안팎의 평가다.
TBS에 대한 서울시 예산 지원 중단 논의의 발단은 TBS의 대표적 뉴스 시사프로그램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잦은 정치적 편향성 시비에서 비롯됐다.
2016년 9월부터 시작한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서울 수도권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청취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방송 출범 때부터 정치적 편향성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작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는 일명 '생태탕 논란' 보도를 이어가면서 일방적으로 오 시장을 공격하는 보도를 했고 올해 대통령선거에서는 공영방송 뉴스프로그램 진행자인 김씨가 유튜브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TBS 제공6.1 지방선거에서 시의회 절대다수를 차지하게 된 국민의힘 측은 즉각 서울시가 TBS 지원을 못하게 하는 조례를 발의했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속적으로 TBS의 정치적 중립과 편향성 문제를 거론하며 변화를 촉구했다.
다만 방송법이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있어 오 시장이나 시의회 국민의힘 역시 방송 독립성 침해 논란에 빠질 수 있어 프로그램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공정한 방송에 시민들의 혈세를 써서는 안된다는 것이 시민들의 뜻이라며 조례를 밀어붙였고, 조례상정에도 불구하고 이강택 대표 등은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시의회 상임위원회와 시의원들이 TBS 조례폐지안에 대한 공청도 두 차례 열었으나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TBS 구성원들에 생존권 침해와 언론자유 탄압이라며 상임위와 본회의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TBS도 새로운 공정방송기구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로 했지만 조례 통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울시의 TBS 예산 지원 중단 사태는 결국 잦은 불공정, 편파 시비에 안이하게 대처해온 TBS가 자초한 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TBS 스스로 자구, 자정노력을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서울시 역시 예산 지원을 모두 없애 아예 존립하기 어렵게 하겠다는 입장은 아니어서 시의회의 조례안 처리가 지나치게 성급하고 TBS의 제도적 개선보다는 시의회의 보여주기식 '강경대응'에 초점이 맞춰진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김동찬 언론개핵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TBS 지원조례 폐지가 통과된 것에 대해 "TBS가 잘못된 게 있으면 고쳐써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정책적, 제도적 개선 논의와 재원을 어떻게 할지를 먼저 논의해야 하는데도 극단적 방식으로 운영되던 방송사를 존폐위기로 내모는 방식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되고 부작용이 훨씬 더 클 것이다"고 말했다.
또 "오 시장도 이런 방식에 동의하는 것 같지 않은데 (국민의힘이) 누구에게 무엇을 보여주기 위해 무리한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냐"며 "실질적으로 TBS 문제를 해소하기 보다는 조례폐지 강행처리 자체에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