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정부가 전국의 부동산 규제지역을 대거 해제했지만, 서울과 경기 4곳은 여전히 규제지역으로 남겨두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 10일 제3차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조정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대응에 나선 까닭은 전국의 주택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집값이 떨어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낙폭이 급격히 커지면서 '거래 절벽'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 시장 역시 그동안 불안정했던 주택 시장의 전세 매물이 쌓여있는 가운데 전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로 전세대출 금리도 함께 오르면서 전세 시장도 가격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기준금리를 4%로 자이언트 스텝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금리 인상 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고금리 시대가 계속될 전망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게다가 가격 하락세에도 과거 상승분을 고려하면 아직 더 떨어질 여지가 있다는 인식 탓에 매매 심리가 위축되면서 올해 월평균 주택 거래량은 4만 6천여 호로, 2006년~2021년 평균치인 7만 9천 호의 약 60% 수준에 불과하다.
건설 경기가 악화되면서 향후 주택 공급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인허가(5월 4만 8천 호→9월 3만 3천 호)와 분양(2021년 9월 23만 6천 호→2022년 9월 18만 8천 호) 등 관련 선행지표가 모두 크게 둔화되고 있어 시장 상황에 맞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인식이다.
그 결과 이번 조정안을 통해 경기도에서는 9곳의 투기과열지구와 22곳의 조정대상지역 지정이 해제됐다. 또 인천 전 지역과 세종도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풀렸다.
관건은 아직 남아있는 규제지역이다. 서울과 과천, 성남 분당구와 수정구, 광명, 하남은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이라는 2중 규제가 그대로 남았다.
부동산 규제지역을 지정·해제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에서는 서울시의 경우 주변지역 파급효과, 개발수요, 높은 주택수요 등을 감안해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을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 근거를 밝혔다.
나머지 지역들도 서울과 연접하여 집값 수준과 개발수요가 높고 서울과 유사한 시기에 규제지역으로 지정됐다는 이유로 기존 규제를 유지했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근 경기 지역의 규제가 풀린 서울 외곽 지역의 경우 '역차별'이라는 반발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의정부, 남양주와 사실상 생활권이 겹치는 노원구·도봉구나 부천과 맞붙은 구로구, 하남 북부와 겹쳐 있는 강동구 등의 경우 지척에 있어 주택 시장 상황에 큰 차이가 없는데도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과천, 성남, 하남과 달리 서울 강남구와 인접하지 않고,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지난주 -0.56%에서 이번주 -0.61%로 확대되면서 규제 해제가 예상됐던 광명도 규제지역 지정이 유지됐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김효정 주택정책관은 "서울 안에 가격 격차도 있지만, 서울에 묶여 동일한 생활권인 것도 사실"이라며 "서울이 가진 파급효과, 상징성, 대기수요를 감안하면 단계적으로 풀어야지, 한 번에 풀기는 어렵다는 것이 (주정심 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요가 높지 않은 곳은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을 분리해 해제하기에 용이한데, 대기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투기와 조정을 분리해서 풀기는 어렵다"며 "과거에도 강남3구만 따로 (규제를) 풀거나 지정했고, 나머지 서울 전역은 일시에 지정했다"고 강조했다.
광명에 대해서는 "가격 하락 만으로 시장을 판단하긴 어렵다"며 "학온지구, 시흥지구 등이 개발 중이고 구도심에서 정비사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러한 개발과 더불어 대기수요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규제 해제 여부에 대해 "서울은 끝까지 규제지역으로 묶겠다는게 아니라 서울의 주변 지역을 풀고 나면 그 효과가 어떻게 나는지를 한번 보고 그 다음에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방안이 낫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또 "서울 내 주택시장의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이번에 해제된 지역들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연계해 해제 여부를 판단한다"며 "일반적인 지표들 외에도 실제로 어떤 특정 동네, 아파트 단지에서 구매 수요의 유입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사례들을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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