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돈 들고 있다 기회 잡자"…전세 보증금 빼는 임차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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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고금리에 월세 선호 현상…올해 1~10월 임대차거래 중 41%는 월세
강남·마포 등 서울 내 인기지역선 '전략적 월세' 선택도
"보증금 빼 목돈 들고 있다가 기회 되면 '내 집 마련'하자"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대단지 아파트인 도곡렉슬 전경. 김수영 기자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대단지 아파트인 도곡렉슬 전경. 김수영 기자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를 선호하는 임차인들이 늘고 있다.

서울 강남 등 인기지역에서는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 목돈을 들고 있다 기회가 되면 빠르게 내집 마련에 나서기 위해 전략적으로 월세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월세 강세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임대차 거래(50만5206건) 중 53.5%(10만9987건)는 월세로 집계됐다. 지난 4월 월세 비중이 2011년 관련 통계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절반을 넘긴 뒤 반년 넘게 이런 경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월세를 낀 거래는 7만5008건으로 전체 임대차거래의 41%를 차지했다.

이런 월세 강세 현상은 고금리와 집값 하락세가 맞물리면서 발생했다. 기준금리가 급등하면서 전세대출금리 부담이 커지고, 집값 하락으로 전세가가 매매가를 웃돌아 전세계약 만기시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까지 맞물렸기 때문이다. 

강남과 마포 등 서울 강남북 인기지역에서는 전략적으로 월세 전환에 나서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고액의 보증금을 계약 기간 동안 묶어둬야 하는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 목돈을 들고 있다가 적당한 시점에 빠르게 내집마련 기회를 잡겠다는 임차인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임대차 계약이 임차인들이 매매에 나서기보다는 기존 계약을 연장하거나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며 "금리 인상으로 전세보다 월세가 유리한 상황이기도 하고 '언젠가는 내집마련을 하겠다'는 생각이 많아서 전세를 월세로 바꿔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가 '여차하면 사야지'라고 생각하는 임차인들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전월세 관련 상담을 하다보면 10명 중 1~2명은 금리 부담도 있지만 적당한 시점에 내집마련을 하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 목돈을 들고 있겠다는 사람들"이라며 "당분간은 집값이 하락세이겠지만 언젠가는 반등을 할 것이고,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에 매매에 나서면 평생 1~2번 오는 기회일 수 있어서 '여력이 된다면 전세를 월세로 바꾸고 돈을 들고 있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조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10월말까지 서울 내 300만원 이상 월세계약건수는 3581건으로 지난해 대비 1.4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도 준월세(보증금이 월세 12~240개월치)가격지수는 지난해 6월 가격을 100으로 했을때 올해 1월 101.6에서 지난 9월 103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준전세(보증금이 월세 240개월치 초과)가격지수도 같은 기간 102.3에서 102.9로 상승했다. 반면 전세가격지수는 1월 103.3에서 9월 102.3으로 떨어졌다.

최소한 내년까지는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리 부담에 따른 월세선호 현상에 전략적인 월세 선택까지 더해지면서 월세 강세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NH농협은행 김효선 부동산수석위원은 "주택가격이 상승기때는 대출 대신 전세보증금을 지렛대 삼아서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 많은데 하락기에는 그런 수요가 사라지다보니 전세보다 월세 선호하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금리인상이 임대차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보니 전세의 월세화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시장에서 나타나는 금리로 인한 집값 하락세가 끝날 때까지는 월세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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