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제공 탈시설 발달장애인이 직접 무대에 서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연극 '등장인물'이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서울시극단이 매년 선보이는 프로젝트 '시극단의 시선' 하반기 작품이다.
'등장인물'은 이제 막 시설에서 지역사회로 나와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하나씩 만들어 가고 있는 발달장애인들을 '등장인물'로 만나는 공연이다. 노래와 움직임, 춤으로 자신의 고유한 이야기를 관객에게 건넨다. 음원 레코딩, 컨택 즉흥, 커뮤니케이션 서클 춤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한다.
등장인물은 노들장애인야학 '탈탈탈' 팀에 속한 노동자들이다. 대부분 장애인 거주시설에 오래 살다 지역사회로 나오거나 나올 준비를 하는 발달장애인들이다. 이들은 2020년부터 '서울형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로, 춤으로, 그림으로 전하면서 예술노동을 해오고 있다.
신재(팀 0set프로젝트)가 구성·연출했다. 신재는 전통적 의미의 극장에 서지 못한 장애인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연극의 실천적 담론을 제시했다는 평을 들으며 2020년 동아연극상 새개념 연극상을 수상했다.
신재 연출은 "우리의 일상이 공연, 공연장에 잘 도착해 관객들의 일상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매일 해오던 예술노동을 조금 다르게 해보고 있다"며 "서로에게 낯설 수도 있는 이 만남이 우리 이야기의 시작 또는 과정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좀 더 애쓴 모습으로 공연장에서 만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고선웅 예술감독은 "줄을 타는 듯 아슬아슬하게 연습을 지켜봤다. 두 사람이 즉흥적인 춤을 출 때였다.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느리고 조심스러웠지만, 그들의 집중력과 어울림은 놀라웠다. 그것은 극도의 몰입에서 찾아낸 쾌감이었다. 신재 연출의 집념은 거리두기에 익숙한 우리를 놀라게 하고 경건하게 하고 마침내 우리를 돌아보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등장인물'은 전 회차 실시간 문자 및 수어통역으로 진행한다. 공연장까지 이동 지원(안내 보행)과 공연 공간 및 장면에 대한 위스퍼링(속삭임) 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