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이종석 국방장관이 미 국방부 청사에서 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권민철 기자 한미연합훈련과 북한의 무력도발이 악순환을 낳고 있는 가운데 한미 양국 국방장관이 북한의 핵 사용시 김정은 정권을 끝장내겠다는 강경 입장을 천명하고 나섰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SCM) 회의를 열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미국이나 동맹국 및 우방국들에 대한 비전략핵(전술핵)을 포함한 어떠한 핵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이는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북한에 경고했다.
이 장관도 회의 직후 공동기자회견 모두발언을 통해 비슷한 내용을 언급했다.
이 장관은 "북한이 전술핵을 포함한 어떤 핵공격을 하더라도 동맹으로부터 압도적이고 단호한 대응에 의해 김정은 정권의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권 종말'이라는 표현은 지난달 27일 미국 정부가 발표한 국방전략서(NDS)에 담긴 것이다.
이날 양국의 국방부 수장이 동시에 같은 표현을 쓴 것은 북한의 핵무기 사용 위협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억제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보인다.
양국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핵무기 억제를 위한 실행 방안도 구체적으로 마련해 발표했다.
한미는 고도화되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해 정보공유, 협의절차, 공동기획 및 실행 등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우리 측은 이런 내용을 담은 맞춤형억제전략이 개정되면 미국의 핵을 포함한 확장억제 제공 의사 결정에 우리측의 '발언권'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정보공유는 북한 지역에 대한 위성영상 수집과 분석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미국 국가지리정보국(NGA)과의 업무 협조 등을 의미한다.
이 장관은 이를 위해서 이번 회의 직전 '하늘 위의 CIA'라고 불리는 NGA를 최근 방문하기도 했다.
양국 장관은 또 최근 북한의 핵전략과 능력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의 핵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 Table Top Exercise)을 연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스틴 장관은 "누구도 한국을 공격할 수 없게 확실히 할 것"이라며 "우리의 안보 약속은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스틴 장관은 미군의 전략 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관련해선 "한반도에 상시적 전략 자산 배치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며 "전략 자산은 정례적으로 순환 배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도 이와 관련된 미국 기자의 질문에 대해 "우리 정부는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연례적으로 열리는 회의지만 최근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때문인지 미국 언론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기자회견에도 예전보다 많은 미국 기자들이 참석했으며, 폭스 뉴스 등 일부 언론은 회의 결과를 긴급 뉴스로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열린 한미안보협의회의는 1968년부터 양국간 주요 안보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양국에서 번갈아가며 열리는 회의로 이날 회의는 54차 회의였다.
다음 회의는 내년 서울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