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늑장 보고'에…尹정부 지휘체계 '뒤죽박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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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11:01 장관 11:19 서울청장 11:36 경찰청장 12:14 '인지'

서울청장, 참사 발생 1시간 21분 뒤인 밤 11시 36분 인지
자정 넘겨 밤 12시 25분 참사 현장 도착
용산서장 현장 도착 후 1시간 17분 뒤에야 서울청장에 '늑장 보고'
경찰청장, 밤 12시 14분 최초 보고받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10월 31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10월 31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156명이 사망한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당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1시간 21분 뒤에야 사고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드러나, '늑장 보고'가 참사 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참사 당일 이미 오후 6시 34분부터 압사를 언급하는 등 112신고가 11건이나 있었지만, 서울 경찰의 총 책임자인 김 청장은 뒤늦게서야 이를 인지했다. 이러다보니 윤희근 경찰청장도 참사 발생 이튿날에야 사고 사실을 접했다.

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김 청장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36분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최초로 인지했다. 오후 10시 15분 참사가 발생한 지 1시간 21분이 지난 뒤였다.

참사 현장에 있던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이 오후 11시 34분 김 청장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김 청장은 이를 놓쳤다. 김 청장은 2분 뒤 이 서장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사고 상황을 최초로 보고 받았다. 김 청장은 자정을 넘겨 30일 밤 12시 25분 참사 현장에 도착했다.

이 서장은 사고 발생 직후인 오후 10시 20분 참사 현장에 도착했음에도, 1시간 14분 뒤에야 김 청장에게 최초 지휘 보고를 해 '늑장 보고' 비판을 받게 됐다. 

한 경찰 관계자는 "현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느라 정신이 없고 지시하기도 바쁘긴 했을 것"이라면서도 "큰 인명피해가 있었는데도 (보고가) 1시간 이후에야 이뤄진 것은 너무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현안 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현안 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 역시 뒤늦게 보고를 받았다. 윤 청장은 이튿날 밤 12시 14분이 돼서야 경찰청 상황담당관으로부터 전화로 최초 보고를 받아 '기동대 등 가용 경력 최대 동원, 질서 유지 등 신속 대응' '구급차 진출입로 확보 등 교통활동 강화'를 지시했다. 이어 김 청장에게 전화해 같은 내용을 지시했다.

경찰 지휘권이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이 아닌 소방으로부터 최초 보고를 받았다. 오후 11시 19분 이 장관은 중앙재난안전상황실 보고를 통해 김 청장보다 17분 먼저 사고 사실을 인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소방청 상황실에서 10시 53분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에 통보한 사고 내용을 11시 1분에 최초로 보고 받았다.

참사 당일 보고 관련 사실관계를 종합하면 대통령이 가장 먼저 보고받고 이후 행안장관, 서울청장, 본청장 순으로 사건을 인지한 셈이다. 정부 보고 체계의 난맥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경찰 라인의 보고가 늦어지면서 적절한 지휘가 이뤄지지 않아 참사에 적극 대응하지 못했던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 보고 체계는 관할 경찰서, 시·도경찰청, 경찰청 순이다. 모든 사건을 지휘 보고하지는 않지만, 인명피해가 큰 주요 사건의 경우 즉각 보고된다.

뒤늦은 보고로 서울청 수준에서의 대처도 뒤늦게야 이뤄졌다. 김 청장은 이튿날 밤 12시 25분에야 참사 현장에 도착했고, 인접 경찰서 6곳으로부터 출동이 지원된 시각도 밤 12시 20분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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