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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진정된다더니…더 오른 물가에 커지는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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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10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5.7%…3개월만에 다시 반등
공공요금 큰 인상폭이 상승세 주도하며 공업·농수산물 외 상승요인 우려 커져
빛 바랜 10월 정점론…국제기관 전망·선행지수 모두 고물가 가리켜
물가 잡기 위한 금리인상 불가피…"금리상승에 따른 경기부진 우려"

류영주 기자류영주 기자
NOCUTBIZ

한동안 하락세를 보였던 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반등했다.
 
정부의 10월 안정론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폭이 좀처럼 낮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내년에도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3개월만에 하락 멈추고 다시 반등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21로 지난해 10월 대비 5.7% 상승했다.
 
지난 7월 6.3%를 기록한 후 8월 5.7%, 9월 5.6%로 조금씩 낮아지고 있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달 다시 5.7%로 높아지며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지난달부터 전기와 가스 요금이 인상되면서 공공요금이 크게 오른 탓이 컸다.
 
도시가스와 지역난방비는 무려 각각 36.2%, 34.0%나 치솟았고, 전기료도 18.6%가 높아졌다.
 
통계청 어운선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농축수산물 가격은 오름세가 둔화했지만 전기·수도·가스의 오름세가 확대되며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하락세에서 상승세로의 전환에 빛 바랜 '10월 정점론'…"한동안 고물가 지속된다"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10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월 대비 0.1%p밖에 높지 않지만 상당수 수입물품의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일어난 상승률 반등이라는 점이 적지 않은 우려를 낳고 있다.
 
그간 물가 상승을 주도했던 글로벌공급망 차질, 고유가 등의 원인이 다소 해소되더라도 물가가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킹달러 지속으로 인한 원화가치 약세와 원자재 가격의 변동 가능성 등 추가적인 고물가 유발 요인 또한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고물가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10월 물가 상승률이 5.7%로 지난 7월 6.3% 보다 낮은 탓에 10월 정점론 대신 7월 정점론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하지만 올해 1~9월 누적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0%였고, 10월 또한 5.7%를 기록한 데다, 정부 또한 11월과 12월에 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대로 마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가가 10월쯤 정점을 찍고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던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옛 전망과 달리 고물가가 연말 내지는 그 이후에도 지속될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전문기관의 전망이나 선행지수의 흐름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연합뉴스국제통화기금(IMF). 연합뉴스
IMF(국제통화기금)의 지난달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우리나라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1~3개월 후 소비자물가를 전망하는 생산자물가지수도 지난 9월 상승세로 돌아서며 연말연초 고물가를 예상케 하고 있다.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가 다음 달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평균 200만 배럴 감산하기로 한 것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점도 추가적인 물가 상승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KDI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물가의 상승과 하락을 이끄는 여러 요인들이 혼재돼 있어 단숨에 물가가 오르거나 내리거나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정학적 요인에 심각한 변화가 없다면 현재 수준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물가 잡기 위한 금리인상, 고금리 따른 경기침체 악순환 우려…"금리상승 요인 여전해 경기부진 우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왼쪽),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진환 기자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왼쪽),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진환 기자
고물가 지속은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가가 높아지면 이를 제어하기 위해 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고금리는 유동성 축소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만약 물가상승률이 5%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한국은행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최근 발언과 같이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물가가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지속된다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피할 수 없다는 말이다.
 
올해 들어 급격히 높아진 기준금리에도 불구하고 고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올해 안에 추가적으로 미 연준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 한은은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간 경제성장의 효자로 여겨졌던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기업과 개인의 금리부담까지 커진다면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함께 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 또한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연세대 성태윤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일부 금리 인상이 있기는 하지만 인플레이션 자체를 충분히 제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여서 추가적인 금리 상승 요인은 여전하다"며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우려도 함께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 과정에서의 경기 부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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