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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생존자 "4~5명이 '밀어 밀어' 시작…비명도 즐거워 지르는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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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 속에서 30~40분가량 오도가도 못해
뒤에선 '밀어, 밀어' 앞에선 '뒤로, 뒤로'
주변에서 의식 잃거나 얼굴색 변한 사람도
음악소리에 비명 묻히면서 참사 이어져
'앰뷸런스 앞 떼창' 목격…너무 비인간적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현장 탈출한 000씨
 
이어서 사고 현장에 있었던 생존자 한 분을 연결하겠습니다. 현장의 인파 속에 끼어있다가 주위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탈출한 생존자인데요. 상황을 직접 들어보죠.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생존자> 네,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인파 속에 얼마나 끼어 계셨던 겁니까?
 
◆ 생존자> 그 인파 속에 거의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 생존자> 네.
 
◇ 김현정> 그러니까 움직일 수 없었던 시간이 그 정도라는 말씀이세요? 아니면 이리저리 떠밀리던 시간까지 다 해서 그렇다는 건가요?
 
◆ 생존자> 이리저리 떠밀리고 움직일 수 없었던 시간까지 해서 그 정도 시간을 있었습니다.
 
◇ 김현정> 아예 옴짝달싹 할 수 없었던 시간만은 어느 정도인가요?
 
◆ 생존자> 그거는 한 30분에서 40분 정도 체감됐습니다.
 
◇ 김현정> 30분, 40분은 그냥 꽉 끼어져 있는 시간. 어떤 식으로 그런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 건지 당시 상황을 좀 어려우시겠지만 증언해 주실 수 있을까요.
 
◆ 생존자> 당시 상황은 9시 40분 정도부터 사람들이 더 몰리기 시작하더니 통행이 점점 힘들어지고 결국에는 아예 통행이 불가능해지게 된 이후부터 뒤에서는 밀고 앞에서는 넘어지게 된 아주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게 됐습니다.
 
◇ 김현정> 뒤에서는 '앞으로 가라, 내려가라'고 소리 치고 앞에 있던 분들은 '뒤로, 뒤로' 외치고.
 
◆ 생존자>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 상황이라는 거죠. 선생님은 그 중간에 끼어 계셨던 거예요?
 
◆ 생존자> 네. 제 앞에, 앞에 위치하신 분들은 몇몇 깔려 계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 앞쪽에 골목 초입에 도미노처럼 이렇게 막 많은 분들이 넘어지면서 쌓여 있는 건 말고 인파의 중간 쪽에도 이미 넘어져서 밟히는 분이 계셨다는 말인가요?
 
◆ 생존자> 네, 몇 명 계셨어요.
 
◇ 김현정> 그런데 그분들이 그런 상황이면 이걸 올려줘야 될 텐데 그럴 수 있는 틈도 없고.
 
◆ 생존자> 네, 그 사람들 다시 일으킬 틈이 너무 부족했어요. 너무 좁아서. 손을 쓰기가 많이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손을 쓰기가. 사실은 위쪽으로는 나갈 수가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아래쪽으로 사실은 빠져줘야 되는 건데 아래쪽으로, 그러니까 대로변으로 빠지던 흐름이 어느 순간 콱 막혀버리는 순간이 오는데 그러면 그게 바로 누군가 쓰러지는 순간이 되겠군요.
 
◆ 생존자> 네, 그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 김현정> 그런데 뒤에서는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계속 민 건가요?
 
◆ 생존자> 네. 뒤에서는 앞쪽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그 상황을 인식하기는 어려웠습니다.
 
◇ 김현정> 이번 사고에서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 경찰도 규명해야 될 부분이 앞에 있던 사람들이 넘어지고 깔려 있는데 뒤쪽에 있던 사람이 밀어, 밀어 소리치고 누군가 고의로 밀었다, 이런 이야기가 지금 증언이 나온단 말이죠. 현장에서 혹시 그런 소리를 직접 들으셨어요?
 
◆ 생존자> 네, 실제로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앞에서 계속 소리를 지르고 비명을 지르고 있는 상황이었잖아요.
 
◆ 생존자> 그런데 처음에는 네다섯 명의 남성과 여성분들이 '밀어라' 이런 말을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그 이후에는 사람들이 여러 명이 그 말을 따라하고 미는 압박이 더 강해져서 결국 제 뒤 부분까지 저를 밀게 된 이런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네다섯 명이 '밀어, 밀어'를 시작했고 주변이 그걸 다 따라했다고요?
 
◆ 생존자>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앞에서 소리지르고 뒤로, 뒤로라고 외치는 것은 왜 뒤에서는 안 들렸을까요.
 
◆ 생존자> 뒤에서는 자신들이 '밀어, 밀어' 이렇게 외치고 있으니 노랫소리도 커서 앞쪽에 많은 분들이 '뒤로, 뒤로'를 못 들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클럽의 노랫소리가 그때도 아주 크게 들렸습니까?
 
◆ 생존자> 그렇습니다.
 
◇ 김현정> 옆에 사람하고 어느 정도 거리에 있는 사람하고 소통이 안 될 정도였어요?
 
◆ 생존자> 엄청 가까이있는 바로 옆에 있는 옆 사람분들이랑은 대화가 됐거든요. 그런데 바로 한 사람을 건너뛰면 대화가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한 사람만 건너뛰어도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옆에 클럽 같은 곳에서 나오는 소리가 컸다는 말씀, 음악소리가.
 
◆ 생존자> 맞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앞에서 지르는 비명소리도 안 들릴 정도. 그리고 '밀어, 밀어'를 외치고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더 묻혔겠군요.
 
◆ 생존자> 네, 비명소리가 들렸는데 사람들이 신나서 더 지르는 줄 알고 더 밀었던 것입니다.
 
◇ 김현정> 악 하는 비명소리가 들렸지만 그게 신나서 소리 지르는 거라고도 뒤에서는 생각했다?
 
◆ 생존자>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지금 구조인력이 오고 나서도 앞에 깔린 사람들을 빼낼 수가 없는 상황이었는데 잠깐 그 영상을 좀 보겠습니다. 구조 인력이 도착하고 나서 앞쪽에 깔려 있는 분들을 빼내려고 하는데 이게 도저히 몸이 빠지지 않는 이런 상황이 지금 앞에서는 펼쳐지고 있었어요. 물론 뒤에서 선생님은 이걸 보실 수는 없었겠죠. 이 상황 속에서 어떻게 빠져 나오셨죠?
 
◆ 생존자> 옆 쪽에 있었기 때문에 위에서 손잡고 올라오라고 하셨기 때문에 구출되었습니다.
 
◇ 김현정> 벽 쪽에 계셨군요.
 
◆ 생존자>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위쪽에 계시는 분들이 손을 뻗어서 올려주셨어요.
 
◆ 생존자>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게 그럼 길에 갇힌 지 얼마 만에,한 30분 만에 나오신 거군요.
 
◆ 생존자> 그렇죠. 거의 그 정도 만에 나왔습니다.
 
◇ 김현정> 그때 그 주변 분들, 같이 끼어 계시던 주변 분들 중에는 상태가 안 좋은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까? 이미.
 
◆ 생존자> 네, 의식을 잃어서 눈에 초점이 없는 분들도 계셨고 얼굴색이 변하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 김현정> 주로 여성 분들이셨습니까?
 
◆ 생존자> 네, 제가 본 것은 여성 두 명, 남성 분 한 분입니다.
 
◇ 김현정> 그런 상황이에요. 상황이 좀 풀리고 나서 뒤쪽으로 해서 대로변으로 나오셨다고요.
 
◆ 생존자>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대로변으로 나와 보니 이제 구조된 분들이 바닥에서 CPR을 받고 계셨던 거죠?
 
◆ 생존자>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 당시에 상황은 어땠습니까?
 
◆ 생존자> 당시 상황은 바닥에 CPR을 받고 있는 사망자 분들 그리고 그분들을 옮기고 하시는 소방관 분들이 되게 많이 오신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거의 한 10명에서 20명 정도 바닥에 널브러져 있고 일반인 분들도 열심히 CPR을 하고 있고 친구인 것 같은 분이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라면서 CPR 하시고 있고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거의 몸이 굳은 상태로 뻗어 있는 분들도 계셨고 되게 많이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구급차들이 잘 진입은 했나요? 보니까 너무 어수선해서 복잡해서 진입조차 쉽지 않아보이던데.
 
◆ 생존자> 진입은 되게 엄청 어려웠습니다.
 
◇ 김현정> 엄청 어려웠어요. 진입도 어려웠고 싣고 빨리 나가야 하는데 나가는 것도 어려웠고.
 
◆ 생존자>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경찰이 길을 비키라고 계속 확성기를 통해서 교통정리를 하던데 그래도 잘 안 됐나요?
 
◆ 생존자> 네, 그래도 그것도 코스프레인 줄 알고.. 핼러윈이다 보니까 그것도 잘 안 비켜줬습니다. 사람들이.
 
◇ 김현정> 아, 확성기로 비키라는 소리도 코스프레인줄 알고, 핼러윈.
 
◆ 생존자> 네.
 
◇ 김현정>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사람들을 살리고 있는 바로 옆에서 구급차가 사이렌을 돌리고 있는 바로 옆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 영상이 많은 사람들한테 충격을 줬는데 잠깐 보겠습니다. 저렇게 해서 구급차가 사이렌을 돌리고 있는데 떼창을 하고 있는, 마치 콘서트장처럼 하고 있는 무리들의 사진인데 이걸 직접 목격하셨다고요?
 
◆ 생존자> 네, 직접 목격했습니다.
 
◇ 김현정> 이분들은 그러면 이 상황을 전혀 몰랐던 겁니까?
 
◆ 생존자> 저는 전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 그런 심각한 상황에서 그러고 있다는 게… 너무 인간적으로… 그게 옳지 않지 않나 그렇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급차도 보이고 그런 상황인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 김현정>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라는 생각이. 저는 이분들이 설마 몰라서 그랬겠지, 했는데 모를 수가 없는 상황이었어요?
 
◆ 생존자> 맞습니다. 절대 모를 수가 없죠.
 
◇ 김현정> 사고를 직접 겪었던 분으로서 돌이켜 보기에 가장 문제였던 부분, 이제 뒤늦은 후회일 수 있습니다마는 이 부분이 해결이 됐다면 이 정도까지는 안 갔을 텐데 하는 그런 부분이 있다면 뭘까요?
 
◆ 생존자> 저는 가장 큰 이유는 크게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단 우선 가게들의 너무 큰 노랫소리로 인한 그 현장에서의 의사소통의 불편함.
 
◇ 김현정> 너무 큰 노랫소리로 사람 하나 건너도 소리가 안 들릴 정도의 그런 큰 소음.
 
◆ 생존자> 맞습니다. 둘째로는 좁은 도로의 특성상 사람이 몰리다 보니 시야가 좁아져서 어떤 상황인지 빠르게 파악하지 못한 것.
 
◇ 김현정> 그리고요?
 
◆ 생존자> 마지막으로 뒤에서 앞으로 가기 위해 민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미는 사람들. 저는 그런 생각도 드네요. 그 흐름이 엉키기 시작할 때쯤 그것이 구조인력이 됐든 경찰인력이 됐든 누군가 좀 나와서 사람들 간에 교통정리를 해 줬으면 어떨까. 어떠세요?
 
◆ 생존자> 그분들도 진입하기 무척 힘든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 김현정> 진입 자체가, 언제부터 그렇게 진입 자체가 안 됐습니까?
 
◆ 생존자> 제가 9시 40분 그때쯤에 거기에 현장에 있었는데 이전부터 되게 통행이 힘들었어요.
 
◇ 김현정> 그 이전부터. 그냥 옴짝달싹 못 하는 그 상황이 되기 훨씬 전부터 그럼 애초에 뭔가 교통정리가 있었다면 그랬다면 이런 비극은 막을 수도 있었겠네요.
 
◆ 생존자> 네, 엄청 일찍, 한 8시 그 전부터 했다면 없었을 수도 있겠죠.
 
◇ 김현정> 저녁 무렵부터 아예.
 
◆ 생존자>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워낙 끔찍한 상황을 목격하셨기 때문에 지금 트라우마가 걱정이 되는데 괜찮으십니까?
 
◆ 생존자> 네. 어느 정도 회복하고 마음을 추스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처음에 도착하셔서는 이 상황을 뉴스로 전해 듣고 정말 놀라셨을 것 같아요.
 
◆ 생존자> 되게 저는 살아 나왔는데 많이 다치신 분들도 있고 사망하신 분들도 계셔서 마음이 많이…
 
◇ 김현정> 부디 건강 잘 챙기시고요. 어려운 상황에서 이렇게 증언 인터뷰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생존자> 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현정> 사고현장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생존자 한 분의 증언을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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