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관련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여야 모두 30일 이태원 사고와 관련해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사고 수습과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상상하기 힘든 참사에 여야 모두 정쟁을 뒤로 하고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으로 회의를 시작했다. 초당적 협력을 다짐하는 분위기 속에 국회 차원의 대책 기구도 발족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예정됐던 금융시장 동향 긴급 점검 관련 고위당정협의회를 취소하는 대신 긴급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정부여당을 향한 책임론 등 파장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새벽에 전해진 이태원 참사 사고 소식에 국민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며 "참담한 이번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은 많은 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여당의 한 책임자로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사상자 중에는 휴일에 핼러윈 축제로 즐기러 나간 꽃다운 젊은이가 많았다. 참으로 가슴이 메어진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정부에 "현장 수습과 사상자 치료에 집중, 만전에 기해달라.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살릴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주문하고 "불요불급한 행정 보고, 불필요한 현장 방문이 구호활동에 사고수습에 지장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침통한 어조로 "비통하고 부끄럽고 죄송하다. 사고 수습과 사상자 대책에 집중하고 만전을 기해야한다"고 고개를 숙이고 발언을 짧게 끝냈다. 앞서는 소속 의원 전원에 긴급 메시지를 보내 "모든 의원님들께서는 일체의 지역구 활동을 포함한 모든 정치활동 및 체육 활동을 중단해주시기 바란다. 아울러 사고 수습에 적극 협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긴급 최고위원 회의를 마치고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기에 앞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도 묵념으로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시작하는 등 애도를 표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와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책기구를 만들고 박찬대 최고위원이 책임을 맡기로 했다. 국민의힘에서 국회 차원에서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대해서도 "아직 제안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초당적으로 협력을 한다는 기조"라는 것도 강조했다.
회의에서 이재명 대표는 모두 발언을 통해 "먼저 피해자 마음이…죄송합니다 마음이…생각하면 마음이…"라며 말을 잇지 못하다가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할 때라며 "지금은 사고 원인 규명, 재발 방지 대책도 중요하지만 수습에 피해 가족들의 피해자 분들의 치유와 위로에 집중할 때"라고 우선순위를 명확히 했다. 앞서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청와대 이전 탓"이라는 주장에 따른 비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비공개 회의에서는 남 부원장의 발언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그는 "민주당은 다른 어떤 것을 제쳐두고도 정부의 사고 수습과 치유를 위한 노력에 초당적으로 적극 협력하겠다"며 "다시한번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면서 유가족분들께 위로 말씀 드리고 부상자들은 빠르게 회복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초당적 협력을 재차 강조한 민주당은 전국위원장 선출을 위한 후보자 합동연설회를 포함해 선거일정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고 김의겸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또 "각 지열별로 축제성 행사는 다 취소하고 정치구호성 현수막들은 다 철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